서구화된 식습관-운동 부족에 증가
인슐린 분비 문제 생겨 당뇨로 발전
“체중 조절만 성공해도 증상 개선
학교서 올바른 식습관 교육해야”
직장인 김재혁(29·가명) 씨는 최근 정기 건강검진에서 2형 당뇨(당뇨병)라는 진단을 받고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체중 증가와 당뇨병 발병은 중요한 상관관계가 있다”며 “성인 당뇨병 환자 절반 이상이 비만이다. 체중을 줄이면 당뇨병 위험은 줄어든다”고 말했다. 김 씨는 3년 전 취업해 회식, 음주 빈도가 높아졌지만 운동할 시간은 크게 줄었다. 3년 동안 몸무게는 10kg이 늘어 90kg이 됐다.당뇨병은 중장년층에서 발병률이 높은 질환으로 알려졌지만 요즘은 젊은 층에서 증가세다. 최근 10년간 20, 30대 당뇨병 환자가 2배로 늘었다. 식습관 서구화, 운동 부족 등이 주원인이라 전문가들은 건강한 식습관과 꾸준한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국내 20, 30대 당뇨병 환자 37만 명
당뇨병은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가 줄고 인슐린에 반응하는 세포들이 잘 반응하지 않아 생기는 질환이다. 당뇨병은 완치가 대단히 어렵기 때문에 청년기에 앓기 시작하면 유병 기간이 길다. 60세 환자는 평생 20년간 당뇨를 앓는 반면, 20세 환자는 약 60년간 당뇨를 앓아야 한다.
당뇨 원인은 유전과 환경적 요인이 꼽힌다. 부모 모두 당뇨병을 앓았다면 자녀의 발병 확률은 약 30%, 부모 한쪽이 당뇨병이라도 자녀 유병률은 약 15%다. 최근에는 비만, 식습관, 운동 부족 등 환경적 요인 영향이 커지고 있다. 오상우 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기름진 음식을 먹는 등 건강에 좋지 않은 생활습관이 반복되며 인슐린 분비 등에 문제가 생겨 당뇨로 발전한다”며 “20, 30대 당뇨는 청소년기부터 누적된 식습관의 영향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비만과 청년 당뇨병 증가의 연관성은 뚜렷하다. 논문에 따르면 청년 당뇨 환자 중 과체중 환자가 정상 체중 환자보다 많았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비만이 증가하면서 당뇨 발병률도 높아지고 있다”며 “체중 조절만 성공해도 증상이 개선된다”고 말했다.● “당뇨 피하려면 체중 감량-생활습관 개선을”장기간 당뇨병 치료를 받지 않으면 합병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최근 당뇨와 관련된 합병증 유병률도 늘고 있다. 19∼39세 당뇨병 환자에게 흔히 나타나는 합병증은 심부전이다. 심장 기능 저하로 신체에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생기는 질환이다. 만성신부전증, 심근경색, 허혈성 뇌졸중 등도 합병증이다.
전문가들은 당뇨 초기라면 투약하지 않아도 혈당 조절이 가능한 ‘완치에 가까운 상태’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질환이 일정 정도 이상 진행되면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 유병욱 순천향대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당 섭취를 줄이는 등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한다”며 “학교에서 올바른 식습관에 대한 교육을 적극적으로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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