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이어폰 동원 ‘토픽’ 커닝-대리시험… 대학 부정입학 등 중국인 100여명 적발

11 hours ago 1

‘대리응시 고득점’ 中 SNS에 광고
200만∼800만원 내고 시험 응시
교육부 “학위 취소-장학금 환수”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샤오훙수’에 한국어능력시험(TOPIK) 부정 응시자를 모집하는 광고 게시물이 올라와 있다(왼쪽 사진). 게시물에는 ‘제108회 TOPIK 접수 가능’ ‘고득점 보장’ 등의 문구가 적혀 있다. 부정 응시자의 목 뒤에는 외부 조력자와 답을 전달받기 위한 소형 송수신기가 부착돼 있다(오른쪽 사진). 서울경찰청 제공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샤오훙수’에 한국어능력시험(TOPIK) 부정 응시자를 모집하는 광고 게시물이 올라와 있다(왼쪽 사진). 게시물에는 ‘제108회 TOPIK 접수 가능’ ‘고득점 보장’ 등의 문구가 적혀 있다. 부정 응시자의 목 뒤에는 외부 조력자와 답을 전달받기 위한 소형 송수신기가 부착돼 있다(오른쪽 사진). 서울경찰청 제공
돈을 받고 한국어능력시험(TOPIK·토픽)을 대신 치르거나 초소형 통신 장비로 부정 응시한 중국인 100여 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부정하게 취득한 성적으로 국내 대학에 입학하거나 졸업하고 장학금까지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국제범죄수사대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중국인 남성 브로커(28)를 구속 송치하고, 대리시험 의뢰자 101명과 대리 응시자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피의자 중 중국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대리 응시자 1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중국 국적이었다. 위조 신분증을 제작하거나 사용한 피의자들에게는 위조 공문서 행사 혐의 등도 적용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1년 10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샤오훙수’ 등에 ‘대리 응시로 토픽 고득점을 받을 수 있다’는 광고를 올려 의뢰자를 모집했다. 의뢰자들은 원하는 시험 등급에 따라 1인당 1만∼3만5000위안(약 200만∼800만 원)을 지급했다.

국내 브로커는 의뢰자의 인적 사항을 중국 총책에게 전달하고 시험 접수 전 과정을 관리했다. 그는 서울 소재 공대 대학원에서 컴퓨터를 전공한 중국인 남성으로, 시험 접수를 빠르게 처리하는 매크로 프로그램까지 직접 제작해 원하는 시험장을 선점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총책은 의뢰자 명의의 위조 신분증을 제작하고 대리 응시자를 모집했고, 대리 응시자들은 건당 약 80만 원을 받아 시험 당일 위조 신분증과 접수증으로 시험을 치렀다.

초소형 통신 장비를 이용한 부정 응시도 이뤄졌다. 일부 의뢰자는 전달책으로부터 건네받은 소형 이어폰과 송수신기, 별도 휴대전화를 숨겨 들어가 외부에서 불러주는 정답을 실시간으로 들으며 시험을 봤다.

경찰은 브로커의 컴퓨터에서 의뢰자로 의심되는 300여 명의 명단을 확보해 부정 응시자 101명을 특정했다. 의뢰자들은 이렇게 얻은 토픽 성적으로 국내 체류자격 취득이나 대학 입학, 졸업 장학금 수령, 기업 취업 등에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제범죄수사대 관계자는 “TOPIK 성적은 외국인의 국내 비자 취득·연장과 학위 취득, 취업 등에 활용된다”며 “의뢰자들은 부정하게 취득한 성적인데도 ‘형사처벌을 받을 줄 몰랐다’고 진술하는 등 범죄 인식이 미약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시험감독관이 시험 도중 한 응시자의 목 뒤에서 깜빡이는 장비를 발견하면서 드러났다. 경찰은 브로커와 중국 총책이 범행으로 각각 약 2억 원과 5억 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보고 브로커 수익 중 1억5000만 원은 기소 전 추징보전을 마쳤다. 교육부는 “부정행위자 소속 대학에 처분 내용을 통보해 학위 취소와 장학금 환수 등을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다겸 기자 gyeom@donga.com
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
김다인 기자 da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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