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산업의 제조공정… SFA넥셀, 기술 영역 넓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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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기업을 향해] ㈜SFA넥셀

SFA넥셀 롤프레스 장비. SFA넥셀 제공

SFA넥셀 롤프레스 장비. SFA넥셀 제공

첨단산업의 변화는 언제나 완성된 제품을 통해 가장 먼저 드러난다. 더 얇고, 더 가벼우며, 더 정밀해진 제품들이 시장의 주목을 받는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제품이 나오기 훨씬 전부터 준비되는 제조공정이다.

제품과 산업은 시대에 따라 달라지지만 정밀하게 제어하고 안정적으로 생산해야 한다는 제조의 본질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기업의 지속가능성 역시 현재의 주력 제품이 아니라 축적한 기술을 새로운 산업과 공정에 얼마나 유연하게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다. ㈜SFA넥셀(대표 김동진)이 올해 씨아이에스에서 사명을 바꾼 배경에도 이러한 기술 확장 전략이 담겨 있다.

김동진 대표

김동진 대표
그 전략의 출발점은 이차전지 전극 공정 장비였다. 배터리의 생산성과 품질을 결정하는 전극 공정은 미세한 두께 편차까지 제어하는 정밀 기술을 요구한다. 회사는 코터, 캘린더, 슬리터 등 핵심 장비를 자체 기술로 개발하며 정밀 도포와 압착 균일도, 권취 안정성 확보 기술을 쌓아왔다. 이 과정에서 장비 제작 경험을 넘어 제조 공정 자체를 설계하고 제어하는 역량을 키웠고 이는 지금 산업이 요구하는 다음 단계 기술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 최근 배터리 산업은 건식 전극과 전고체 배터리라는 전환기를 맞고 있다. 건식 전극은 용매 없이 활물질을 직접 성형해 원가와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차세대 방식이지만 그만큼 압출 속도와 압력, 두께 균일성을 더 세밀하게 제어해야 한다. 밀착도가 성능을 좌우하는 전고체 배터리 역시 압착과 캘린더링 공정의 정밀도가 상용화의 관건이다.

SFA넥셀은 전극 공정에서 쌓은 정밀 제어 기술로 이들 대응 장비를 개발 중이다. 전고체 배터리 개발 기업 씨아이솔리드와의 통합도 같은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이 역량은 배터리를 넘어 디스플레이로도 확장되고 있다. 정밀 제어와 진공 환경 관리, 초미세 공정 구현이라는 핵심 역량이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도 그대로 요구되기 때문이다.

SFA넥셀은 디스플레이 증착·검사·측정 전문기업 SNU프리시젼과의 통합으로 관련 기술을 확보했고 아산사업장을 중심으로 차세대 디스플레이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 이 기술이 향하는 지점은 실리콘 웨이퍼 위에 유기 발광층을 증착하는 RGB 올레도스(OLEDoS)다. 확장현실(XR) 기기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RGB 올레도스는 컬러필터 없이도 광효율을 높일 수 있지만 나노미터 단위의 정밀 정렬과 증착이 요구되는 고난도 공정이다. 이 회사는 이 통합 기술로 관련 데모 장비를 개발 중이며 시장을 뒤따르기보다 미리 준비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한편 전극 공정에서 시작해 배터리와 디스플레이로 넓어진 기술 확장은 올해 사명 변경과 함께 뚜렷한 방향성을 갖게 됐다. SFA그룹 편입 이후 자동화와 스마트팩토리 역량까지 더해지면서 개별 장비 중심이던 사업 구조는 디스플레이·검사측정·자동화 솔루션을 아우르는 제조 플랫폼으로 확장되고 있다. 김 대표는 “제품은 시대에 따라 바뀌지만 제조공정의 본질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며 “시장 변화를 뒤따르기보다 앞으로 필요한 제조공정을 먼저 준비하는 것이 연구개발 방향”이라고 말했다. 이어 “축적한 기술로 미래 제조공정에 필요한 장비와 솔루션을 계속 개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극공정에서 시작해 건식 전극, 전고체 배터리, 차세대 디스플레이까지 영역을 넓혀온 SFA넥셀의 행보는 앞으로도 계속될 산업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 과정이다. 완성된 제품이 주목받기 훨씬 전부터 그 제품을 가능하게 할 기술을 먼저 준비하는 것이 SFA넥셀 경쟁력의 기반이 되고 있다.

안소희 기자 ash030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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