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본업마저 위태…장인화, 고강도 쇄신 카드 꺼냈다

3 hours ago 2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이 그룹 사령탑에 오른 지난 2월만 해도 포스코의 사정은 이정도까지 나쁘지는 않았다. 하지만 중국의 저가 공세와 글로벌 경기 침체 등이 심화하면서 실적을 갈수록 고꾸라졌다. 전체 그룹 영업이익의 60%를 담당하는 포스코의 지난 3분기 영업이익(4380억원)이 전년 동기보다 39.7%나 빠졌을 정도였다. 한 때 7조원을 넘어섰던 포스코 이익은 지난해 2조3245억원으로 줄었고 올해는 1조6790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배터리 소재 역시 전기차 부진 여파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포스코그룹이 10개월만에 주요 사장단을 한꺼번에 바꾼 건 쇄신 인사를 통해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는 절박감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고강도 조직개편도 단행

철강 본업마저 위태…장인화, 고강도 쇄신 카드 꺼냈다

주력 계열사인 포스코를 맡게 된 이희근 대표는 포스코에서도 알아주는 ‘철강맨’이다. 경북 포항제철소 선강담당 부소장, 안전환경본부장, 포스코엠텍 사장 등을 역임했다. 최근 장 회장 주도로 꾸린 설비강건화TF팀장을 맡기도 했다. 최근 포항제철소 3파이넥스 공장에서 연달아 두 차례 화재가 발생한 뒤 출범한 조직이다. 전세계의 포스코 공정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았다.

엄기천 포스코퓨처엠 신임 대표는 포스코 베트남 법인장, 포스코 철강기획실장 등 주요 보직을 맡은 뒤, 포스코퓨처엠 에너지소재사업부장을 지냈다.

조직 구조도 대폭 바꿨다. 포스코홀딩스는 기존 ‘총괄제(총괄-팀-담당)’ 조직을 ‘본부제(본부-실)’로 재편해 의사 결정 단계를 간소화했다. 또 분산됐던 미래 성장투자 기능은 ‘미래전략본부’로, 사업관리 기능은 ‘사업시너지본부’로 통합했다.

이번 인사로 포스코그룹의 임원 규모는 15% 축소됐다. 1963년 이전에 출생한 임원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 승진 규모도 전년보다 30% 이상 축소해 92명에서 62명으로 줄었다.

그러나 미래 성장을 놓치지 않겠다는 판단에 신사업 조직도 만들었다. 포스코는 원전 자가발전, 수소생산 관련 협력을 전담하는 ‘원자력협력추진TF팀’과 인도 지역 투자 가속화를 위한 ‘인도프로젝트추진반’을 신설했다.

○철강·배터리 이중고

장 회장은 지난 7월 그룹의 2030년 매출, 시가총액, 영업이익을 지난해보다 각각 2배, 3배, 4배 늘리겠다는 비전을 공개했다. 구체적으로 매출은 126조원에서 250조원으로, 영업이익은 3조9000억원에서 16조원으로 올리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녹록지 않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국내 수입된 열연강판은 1~11월 342만7537t으로, 지난해(422만2050t)보단 적지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21년(339만t)과 2022년(339만t)은 이미 넘어섰다. 내년에도 중국 내 철강 수요가 반등하기 어려운 만큼 한국에 쏟아지는 해외 철강재는 유사한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상승세인 점도 부담이다.

포스코퓨처엠 역시 내년까지 배터리 업황이 개선되기 어려운 만큼 ‘보릿고개’를 견뎌야 할 기간도 길어지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으로 전기차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점도 추가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 이번 인사를 통해 수장으로 낙점된 사장단은 이런 위기를 돌파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김형규/성상훈 기자 khk@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