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 교사의 탄생/곽노근 권이근 지음/256쪽·1만6800원·이매진
2023년 서울 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 이후 깊은 고민에 빠진 두 명의 현직 초등교사가 1년 동안 편지를 주고받으며 교육 현장의 민낯을 기록한 에세이다.
저자들은 오늘날 학교에 ‘무기력 교사’가 점점 늘고 있다고 말한다. 체벌이 사라진 교실에 학생 지도를 대체할 훈육 체계는 여전히 부재한 상황이다. 교사는 학생을 바로잡을 방법도, 자신의 정당성을 지킬 방패도 없이 교실 한가운데 홀로 남겨졌다고 저자들은 토로한다.
특히 ‘내 새끼 지상주의’로 불리는 과잉 보호 문화는 치명적이다. ‘우리 아이’만 중요하고, 다른 아이는 안중에도 없는 학부모의 이기주의에 교사는 어느새 민원 처리자로 전락한다.저자들은 일부 교사들의 안일한 태도나 권위에 기대는 습관도 놓치지 않고 짚는다. 동시에 교사가 갖춰야 할 전문성과 자기 성찰이 무엇인지도 고민한다. 교대를 졸업하고도 실제 학급 운영에 필요한 기술을 스스로 연수를 찾아다니며 익혀야 했던 경험을 털어놓으며 교원 양성 제도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교사 10명 중 6명이 교단을 떠날 고민을 하고 있다는 요즘 학교에 꼭 필요한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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