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정신은 끊임없이 상호작용
자기 몸 통제할 때 주체성 체감해… PTSD 회복에도 운동 처방 유효
몸 만들기는 운동의 한 측면일 뿐… 본질은 끊임없는 자기극복과 성장
◇머슬(우리는 왜 우리의 몸을 사랑해야 하는가)/보니 추이 지음·정미진 옮김/332쪽·2만1000원·흐름출판
저자는 인간이 생명체로서 살아가고 움직이는 데 핵심적인 기관인 ‘근육’이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효용과 다양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한다. 근육을 단련하기 위한 행위인 운동은 단순히 근육을 키우고 발달시키는 데 그치는 게 아니다. 존재와 씨름하고 행동하며, 인간의 잠재력과 사랑을 비롯한 모든 에너지의 원천을 파고드는 행동이라는 주장이다.
“근력 운동은 마음의 회복력을 기르는 데에도 효과가 있다고 증명됐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서 회복 중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근력 운동은 사람들이 더 안정감을 느끼고 자신의 몸을 통제할 수 있다고 느끼도록 돕는다. 확실히, 눈에 띄게 신체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면, 이는 자기 인식을 바꿀 수 있다. 그렇게 당신은 자신을 주체적인 사람으로 바라보게 된다.”(3장 ‘무거운 것 들어올리기의 의미’에서)
저자는 근육과 정신은 서로 깊은 연결성을 갖는다고 말한다. 몸을 움직일 수 있게 해주는 골격근은 인체에서 가장 큰 기관이자 내분비 조직이다. 이것이 움직일 때 인지 기분 감정적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마이오카인’이라는 단백질 분자가 분비된다.근육과 뇌는 끊임없이 상호작용을 하기에 단 몇 분만이라도 운동을 하면 신체 변화를 일으키는 분자들이 분비되면서 만족감과 행복감이 고양되고 우리의 감정도 좋은 방향으로 바뀐다. 따라서 근육이 성장하면 뇌도 성장한다. 체육 수업이 있는 학교의 아이들이 없는 곳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는 게 우연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가장 소박하고 단순한 ‘팔굽혀펴기’조차 삶에 대한 태도, 인생과 연관이 있다고 하면 지나친 해석일까. 저자는 바닥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기를 반복하는 이 운동만큼 우리의 삶을 적절히 비유하는 게 또 어디 있겠냐고 역설한다. 그리고 피트니스 운동의 선구자인 잭 러레인의 말을 인용해 이렇게 말한다.
“팔굽혀펴기를 하려면 힘이 필요하고, 팔굽혀펴기를 많이 하려면 인내가 필요합니다.”“운동해”라는 말을 들으면 “이 나이에 무슨…”이 먼저 나오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일독을 권한다. 단순히 근육을 키우고, 살을 빼는 차원을 넘어 왜 우리가 우리의 몸을 사랑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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