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세상을 바꾸다… ‘출판 혁명가’ 마누치오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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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세계문자박물관서 특별전
‘이탤릭체’ ‘세미콜론’ 최초 도입
“특권층만 갖던 책, 대중화 앞장”

15세기 유럽의 인쇄술 혁신을 이끈 이탈리아인 알도 마누치오(1452∼1515·사진)를 조명한 특별전이 인천 연수구 국립세계문자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세계문자박물관은 르네상스 시대 출판인 마누치오를 소개하는 특별전 ‘천천히 서둘러라’를 지난달 28일 개막했다. 한국-이탈리아 수교 140주년을 맞아 기획된 이번 전시는 로마 국립중앙도서관과 베네치아 국립마르차나도서관의 협력으로 마련됐다.

마누치오는 국내에선 라틴어 이름인 ‘알두스 마누티우스(Aldus Manutius)’로 더 친숙하다. 베네치아에서 알디네 인쇄소를 운영했던 그는 당대 지식의 대중화에 기여한 전설적 출판인으로 꼽힌다. 전지(全紙)를 8번 접은 크기인 옥타보(octavo·8절판) 판형을 만들었으며, 세미콜론(;)과 어퍼스트로피(’), 쪽번호 등 획기적 출판 형식을 도입한 인물로 전해진다.

박물관 측은 “마누치오는 읽기 편하고 종이도 절약되는 ‘이탤릭체’를 최초로 개발했고, 한 손에 들어오는 옥타보 판형을 도입해 누구나 쉽게 책을 가지고 다닐 수 있도록 만들었다”며 “소수 특권층만 가질 수 있던 ‘책’을 대중에게 보급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특별전에는 마누치오가 출판한 인쇄물 초판본도 전시됐다. 처음으로 이탤릭체가 적용된 책 ‘시에나의 성녀 카타리나의 가장 경건한 편지’(1500년)와 고대 그리스학자 프톨레마이오스의 작품을 개작한 ‘지리학’(1482년) 등 희귀본을 만날 수 있다. 최초의 옥타보 판형 출판물인 ‘베르길리우스 전집’(1501년)과 아름다운 목판 삽화 170여 점이 실린 ‘폴리필로의 꿈’(1499년)도 소개된다. 내년 1월 25일까지.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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