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행동주의 펀드'에 대한 오해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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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행동주의 펀드’는 기관 전용 사모펀드의 일종이다. 특정 기업의 주식을 매수한 뒤 지배구조 개선이나 배당금 확보 등 주주 환원책 강화를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주주가치 제고, 경영 정상화는 명분일 뿐 결국엔 자기 잇속만 채운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는다. SK 지분을 사들이며 경영 참여를 요구했다 1조 원 가까운 차익을 가지고 떠난 ‘소버린 사태’, 삼성물산 주식을 사들였다 매각하며 ‘먹튀’ 논란을 일으킨 헤르메스와 엘리엇 등이 대표적이다.

변호사 출신으로 현재 싱가포르에서 펀드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저자가 KT&G와 행동주의 펀드 플래쉬라이트 캐피털 파트너스(FCP)가 3년간 펼쳤던 공방전의 막전 막후를 정리했다. 행동주의 펀드를 비난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누가 주주의 편에 서 있는지, 무엇이 주주에게 이익이 되는 결정인지를 살폈다. 행동주의 펀드는 무엇을 위해 움직이고 어떻게 주식시장을 변화시키는지, 금융시장의 플레이어들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분석했다.

행동주의 펀드의 경영 참여 요구를 ‘경영권’ 침해 행위라고 흔히 생각한다. 저자는 반대로 ‘경영권’이 무엇인지를 묻는다. 경영권의 ‘권’은 권리(rights)가 아니라 권한(authority)이 아니냐는 것이다. 저자는 경영권은 위임인을 위해 위임의 목적 범위 내에서만 행사할 수 있으며 그 위임인은 바로 주주라는 점을 강조한다.

저자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국내 증시가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지금 저자의 이야기는 되새겨볼 만하다. “한국 주식이 오르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주주가 경영진을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주가가 떨어질수록 경영진은 좋다. 주가가 오르건 내리건 어차피 (경영진의) 연봉은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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