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준비 기간” 요구에 5개월 연기
80조원 유입 환율안정 효과 늦춰져
일각 “탄핵 정국 등 투자자 우려 반영”
기재부 “완료 시점 내년 11월 그대로… 정치적 불확실성 때문일 가능성 0%”
● WGBI 편입 5개월 연기, 일본 투자자 요구 반영
편입이 연기되면서 선진국 자금 유입, 자금 조달비용 절감, 달러화 유입에 따른 고환율 기조 완화 등 관련 기대효과도 미뤄졌다. 정부는 WGBI 편입으로 최소 560억 달러(약 83조 원)의 자금이 우리 국채 시장에 유입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기재부는 이번 편입 시점 변경이 채권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일본 투자자들의 투자 환경 개선 요구를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일본의 WGBI 편입 비중은 9.9%로 미국(42.8%)과 중국(10.2%)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한국의 WGBI 예상 편입 비중은 2.05%로 전체 편입 국가 중 9번째 규모로 예상된다.
김재환 기재부 국제금융국장은 “편입 개시 시점은 투자자 의견을 반영해서 결정한다”며 “일본은 국채를 주문하려면 우리와 달리 여러 단계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이를 테스트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의견을 일본 투자자들이 제시했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충분한 준비 시간을 주는 게 편입 효과를 극대화하고 제도 정착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기적 환율 영향… 증장기 시장 영향은 제한적”
하지만 김 국장은 “정치적 불확실성이나 국채 시장 자체의 문제였다면 편입 시기 조정이 아닌 편입 완료 시점 연기 등 다른 옵션을 택했을 것”이라며 “정치적 불확실성이 편입 시점 연기에 미쳤을 가능성은 0%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FTSE 러셀은 제도 개선을 요청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시장과의 소통, 확고한 개방 의지 등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WGBI 편입 연기가 채권 시장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았다. 단순히 연기된 것일 뿐 전체 규모가 줄어들진 않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WGBI 연기보다 코앞으로 다가온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과 대통령 선거 등의 영향에 더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였다.
A 증권사 채권 담당 임원은 “시장에서는 악재로 인식은 하고 있지만 편입 연기보다는 관세와 대선, 기준금리 결정이 채권 시장에는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B 자산운용사 채권 담당 임원은 “편입의 시기가 조율된 상황이라 시장의 영향은 거의 없다”며 “오히려 내년에 편입이 시작될 때 시장에서 호재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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