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인표 “대중 연예인인 내가…황순원문학상 염치없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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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인표 “대중 연예인인 내가…황순원문학상 염치없게 느껴졌다”

입력 : 2026.05.27 16:40

차인표 장편소설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
2년 만 신간 ‘우리동네 도서관’ 출간

2년 만에 신작을 출간하는 차인표. 사진 ㅣ강영국 기자

2년 만에 신작을 출간하는 차인표. 사진 ㅣ강영국 기자

배우에서 소설가로 변신한 차인표(59)가 2년 만에 새 장편소설을 내놨다.

27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장편소설 ‘우리동네 도서관’ 출간 기념 간담회에서 차인표는 작품 집필 과정은 물론 문학상 수상 뒤 느낀 부담감, 그리고 ‘독자’의 의미에 대한 생각을 담담히 털어놨다. 대중 연예인으로 살아온 자신이 순수문학 영역의 상을 받는 데 느꼈던 망설임도 숨기지 않았다.

“2009년 첫 소설 발표 이후 다섯 번째 장편소설”이라고 밝힌 그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5월까지 약 1년 6개월에 걸쳐 집필했다”고 말했다.

차인표의 다섯 번째 장편소설 ‘우리동네 도서관’. 사진 ㅣ강영국 기자

차인표의 다섯 번째 장편소설 ‘우리동네 도서관’. 사진 ㅣ강영국 기자

소설의 출발점은 뜻밖에도 ‘용’이었다. 차인표는 “용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누구나 알지만 실제로 본 사람은 없다”며 “그런데도 왜 인류는 비슷한 이미지를 공유하고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이야기가 시작됐다”고 집필 동기를 설명했다.

소설을 써내려가는 혹독한 과정은 ‘독자’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졌다. 그는 “초기 원고를 도서관에서 쓰며 ‘나를 다시 소설 쓰게 하는 사람은 누구인가’를 스스로에게 물었다”며 “해외 대학에서 작품을 교재로 선정해준 일도 감사하지만, 결국 다시 쓰게 만드는 힘은 작품을 읽고 저마다 의미를 덧입혀주는 독자에게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이어 “예전에는 더 좋은 문장과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드는 것에 집중했다면 이번엔 읽는 사람의 존재를 깊게 생각하게 됐다”며 “작가는 글을 시작하지만, 결국 작품을 완성하는 건 독자라는 점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간담회에서 차인표는 지난해 받은 황순원문학상 신인상에 대한 속내도 처음으로 꺼냈다. 그는 “수상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는 정중히 고사하려 했다”며 “나는 대중 연예인으로 출발했고 여전히 대중의 사랑을 받는 사람인데, 오랜 시간 문학 한길을 걸어온 이들이 있는 자리에서 상을 받는 게 염치없게 느껴졌다”고 했다.

황순원문학상 수상 이후 후유증을 겪었다고 밝힌 차인표. 사진ㅣ강영국 기자

황순원문학상 수상 이후 후유증을 겪었다고 밝힌 차인표. 사진ㅣ강영국 기자

그러나 수상 측 설득 끝에 마음을 바꿨다고. “작가가 누구냐에 따라 작품 평가가 달라질 정도로 단순하게 결정한 일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오랜 논의 끝에 내린 결정이라면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맞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수상 이후엔 후유증도 겪었다고 털어놨다. “상을 받고 한 달 정도 글을 멈췄다. 문장이 유치한 것 같고, 무엇을 써야 할지 스스로 더 엄격해지더라”며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건 내 방식대로 쓰는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돌아봤다.

차인표의 다섯 번째 장편소설 ‘우리동네 도서관’은 ‘본 것만 쓴다’는 원칙을 지켜온 작가 ‘나’가 실체는 확인할 수 없지만 기록 속에서 끊임없이 호명돼 온 존재와 마주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현실과 상상, 기록과 믿음의 경계를 탐색하는 메타픽션 형식을 취했다.

오랜 시간 배우로 사랑받아온 차인표는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작품을 발표하며 작가로서 입지를 넓혀왔다. 특히 지난해 황순원문학상 신인상을 받으며 화제를 모았다.

당시 수상의 기쁨보다 “오랫동안 순수문학을 해온 이들이 있는데 내가 상을 받는 것이 조심스러웠다. 상을 받은 뒤 오히려 글쓰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토로하며 “문장이 유치하게 느껴지고 스스로 더 엄격해졌다.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건 내 방식대로 쓰는 일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소회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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