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만남'에 푹 빠진 2030…집 밖으로 뛰쳐나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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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30세대가 온라인 안에서 관계를 이어가는 대신 밖으로 나와 짧고 진하게 경험을 나누는 성향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등산과 러닝, 프로야구 직관, 동네 기반 소규모 모임이 한꺼번에 주목받고 있어서다. 단순한 야외활동 유행이 아니라 오프라인 경험 자체가 소비와 콘텐츠를 묶고 자기표현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 떠오르고 있다는 해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올인원 인플루언서 마케팅 플랫폼 피처링은 최근 '2026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 트렌드 리포트'를 공개했다. 피처링은 2030세대가 더 이상 '안에서 소비하는 관계'에 머무르지 않고 '밖에서 함께 경험하는 관계'를 선택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한때 온라인 커뮤니티·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관계의 중심에 있었지만 앞으로는 같은 공간에 모여 시간을 쓰고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는 진단이다.

피처링은 자사 AI를 활용해 소셜미디어 데이터를 수집·분석했다. 분석 결과를 보면 2030세대에게 오프라인은 단순한 활동 공간이 아니라 소비·콘텐츠, 자기표현이 동시에 이뤄지는 접점으로 인식된다. 오래 이어지는 관계보다 목적 중심의 가벼운 연결을 선호한다는 것. 경험은 현장에서 끝나지 않고 다시 콘텐츠로 확장된다. 야외활동은 취미를 넘어 자신의 취향과 상태를 드러내는 수단이 되고 있다.

피처링은 이 같은 흐름을 모임 커뮤니티의 진화, 이색체험·경험 소비 강화, 소비자이자 크리에이터, 스포츠 자아 표현, 웰니스 라이프스타일, 기록되는 성취 등으로 요약했다.

실제 올 1분기 인스타그램·유튜브 등에서 '등산스타그램', '러닝', '야구·직관', '모임' 등의 키워드 평균 조회수가 전반적으로 증가했다. '등산스타그램' 키워드 평균 조회수는 지난 1월만 해도 5000회를 밑돌았지만 지난달 2만회를 넘어섰다. '등산스타그램' 연관어인 #산스타그램, #관악산, #100대명산 등의 키워드도 조회수가 함께 늘었다.

러닝 연관어인 #마라톤, #오운완, #서울마라톤, 야구·직관에선 #KBO, #프로야구, #WBC, #최강야구 등의 조회수가 불어났다. 모임 키워드 주변에선 #당근마켓, #감튀모임, #보드게임, #등산모임이 함께 커졌다.

올해 가장 눈에 띈 장면 중 하나는 이른바 '개운산행'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방송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한 역술가가 "운이 안 풀릴 때 관악산에 가라"는 취지로 발언해서다.

이후 지난 2월 중순 관련 언급량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관악산이 지닌 풍수 서사와 '기운 받기', '소원 성취' 같은 상징이 결합되면서 등산은 단순한 야외활동이 아니라 '기운을 받는 경험'으로 재해석됐다. 서울 도심에서 접근성이 높고 2~3시간 안팎의 코스로 오르내릴 수 있는 데다 하산 뒤 샤로수길·막걸리 맛집 등의 식음 경험이 결합해 2030세대를 불러모았다는 분석이다.

등산 열풍은 소비로도 이어졌다.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에선 최근 한 달간 등산 관련 검색량이 전년보다 57% 증가했다. 무신사에서도 1분기 등산 키워드 검색량이 64% 늘었다. 식음료 부문에서도 '관악산+맛집', '등산+맛집' 키워드의 언급량이 늘면서 산행 전후 외식·식음료 소비를 결합하는 흐름이 강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오프라인 만남은 더 짧고 가볍게 바뀌는 '숏셜링(Short+Socializing)'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하나의 목적을 중심으로 모였다가 짧게 교류한 뒤 가볍게 흩어지는 형태가 2030세대의 관계 방식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당근마켓을 통한 모임 수는 전년보다 63% 증가했다. 인스타그램 내 '모임' 관련 콘텐츠 약 2134개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는 독서모임으로 69.96%를 차지했다. 이어 경도 6.98%, 등산모임 6.89%, 보드게임 모임 6.51%, 감튀모임 6.51%, 러닝모임 3.14% 순이었다.

프로야구 직관도 대표적인 오프라인 놀이 문화로 굳어지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 관중 수는 2023년 810만326명, 2024년 1088만7705명, 지난해 1231만2519명으로 2년 연속 1000만 관중을 넘어섰다. 올해도 시범경기 단계부터 높은 관중 수를 기록해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경기 자체보다 현장의 응원 문화와 먹거리, 굿즈 소비, SNS 인증이 결합되면서 야구장이 하나의 복합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로 확장됐다는 설명이다.

2030세대가 '경험'을 중시하면서 브랜드 전략도 변화하고 있다. 피처링은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어디에서, 어떤 경험을 하며 말하느냐'에 따라 성과가 좌우된다고 진단했다.

1분기 인스타그램 내 방문형 광고·협찬 콘텐츠 비중은 팔로워 1만~10만명을 보유한 마이크로 인플루언서가 53.4%로 가장 컸다. 나노 인플루언서(1만명 이하)는 25.5%로 뒤를 이었고 매크로 인플루언서(10만명 이상) 18.7%, 메가 인플루언서(100만명 이상) 2.4% 순이었다. 제품만 던지는 시딩보다 실제 오프라인 공간과 경험을 함께 설계하는 '방문형 시딩'이 더 힘을 받는 구조가 된 셈이다.

피처링은 "올해 아웃도어 트렌드에서 주목해야 할 지점은 단순히 사람들이 특정 장소에 모인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 장소가 지닌 '이야기와 의미'가 소비를 이끈다는 점"이라며 "브랜드는 단순히 유동 인구가 많은 공간을 선택하는 것을 넘어 해당 장소가 지닌 서사와 감정적 맥락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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