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하이닉스 투자에 외지인 ‘원정 문의’
“매물 거둬들이고 관망” 집주인들 판도 바뀌어
‘외지인이 미분양 8가구 한 번에 사들여’ 소문
하락 폭 미세하게 줄며 반등 신호탄되나
장기간 침체기를 겪으며 차갑게 식어있던 광주 지역 부동산 시장이 대기업들의 대규모 반도체 투자 소식에 들썩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수백조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해 반도체 공장을 신설하겠다는 계획이 가시화되면서 하락세가 이어지던 광주 지역 부동산 심리가 급속도로 살아나는 모양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설립 유력 후보지로 거론되는 북구 첨단 3지구와 군 공항 이전 부지 인근 공인중개업소에는 매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첨단 3지구 인근 공인중개사 A씨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팔아달라는 연락이 대부분이었는데 투자 발표 이후 오전에만 분양권을 사겠다는 전화가 10여 통 넘게 왔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문의 전화를 건 사람들이 지명을 정확하게 알지 못한 채 주변 상권·생활 환경을 물어보는 경우가 많았다”며 “투자 계획 발표로 집값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타지역 주민들에게까지 퍼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특히 매수 문의의 상당수가 지역 사정에 어두운 ‘외지인’들로 투자 호재를 노린 원정 투자 심리가 본격화됐다는 평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집값 상승을 기대한 집주인들이 기존에 내놓았던 매물을 거둬들이고 관망세로 돌아서는 현상도 포착되고 있다. 부동산업계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는 “서구와 광산구 경계의 한 신축 아파트 단지에서 외지인이 미입주 물량 8가구를 한 번에 계약했다”는 구체적인 소문까지 전해졌다.
2만8000여 명의 회원이 가입해 활동하는 한 지역 부동산 카페에는 삼성전자의 투자 계획 발표를 다룬 기사 링크와 향후 집값 상승을 전망하는 글에 “집값 오르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며 “반도체 도시로 나아가자” 등의 들뜬 반응이 이어지기도 했다.
통계에서도 미세한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2일 한국부동산원 등의 6월 5주 차 기준 광주 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0.05%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5주간 이어진 하락 흐름(0.10%→0.11%→0.09%→0.09%→0.06%)과 비교하면 하락 폭이 눈에 띄게 둔화했다.
올해 들어 5개월 연속(1월 -0.01%에서 5월 -0.61%까지) 하락 폭을 키우며 전국 평균과 달리 극심한 침체를 겪었던 광주 부동산 시장이 반전된 셈이다.
광주 상무지구 모 공인중개사는 “지난 2년여 동안 경기가 안 좋은 데다 아파트 공급 물량이 많아 가격 하락세가 지속했다”며 “군공항 이전 부지가 됐든 첨단 3지구가 됐든 반도체 공장이 들어서야 부동산 시장이 살아날 것”이라고 짚었다.
한편 최근 광주 김대중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SK는 약 470조원을 투자해 서남권에 반도체 메모리 메인 팹 2기와 1기가와트(GW) 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삼성은 호남에 425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메모리 팹 2기와 국가 AI 컴퓨팅센터 등을 세운다.
두 기업은 반도체 메모리 팹 건설 등에 총 800조원을 투자하고, 그 외 데이터센터와 컴퓨팅센터 등을 구축하는 데 95조원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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