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대 오스틴의 정종윤 박사와 진주교육대 김경수 교수 등이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팀은 경남 진주시 진주층(약 1억650만 년 전)에서 발굴된 발자국 화석을 분석한 결과, 신종 대형 익룡의 발자국임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를 ‘진주이크누스 프로케루스’(Jinjuichnus procerus)로 명명했다. ‘진주에서 발견된 앞발이 길쭉한 익룡 발자국’이라는 뜻이다.
● 화석에 남은 익룡의 추격 흔적
이번 발견은 익룡의 발자국 바로 옆에서 도롱뇽이나 도마뱀으로 추정되는 작은 네발동물의 발자국도 함께 확인돼 더욱 주목받고 있다.
작은 동물은 일정한 방향으로 이동하다가 어느 순간 약 25도 각도로 급하게 방향을 틀었다. 보폭도 눈에 띄게 넓어졌다. 평범하게 걷다가 무언가에 놀라 갑자기 속도를 높여 달아난 것으로 추정된다.
작은 동물이 방향을 튼 그 궤적을 따라 대형 익룡의 발자국이 이어졌다. 연구팀은 익룡 역시 초당 약 0.8m 속도로 비교적 빠르게 육상을 걸으며 작은 동물을 뒤쫓은 것으로 분석했다.
두 동물의 발자국이 서로 다른 시점에 남겨졌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연구팀은 두 발자국의 깊이와 보존 상태가 매우 유사하다는 점을 토대로, 이 흔적들이 같은 시간대에 아주 짧은 간격을 두고 형성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가설로만 남았던 ‘지상 포식자’ 익룡
익룡 발자국의 주인공은 ‘네오아즈다르키아’ 계통과 가장 유사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동안 이 계통의 익룡은 긴 다리와 목을 이용해 오늘날 황새나 두루미처럼 땅 위를 걸으며 먹이를 찾았던 ‘지상 포식자’였을 것이라는 가설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하지만 실제 사냥 행동을 보여주는 직접적인 화석 증거는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번 진주층 발자국 화석에 대해 “익룡이 육상에서 척추동물을 사냥하고 상호작용했음을 보여주는 최초의 생흔학적 증거가 될 수 있다”며 “고대 동물군집의 행동학적 관계를 해석하는 데 매우 중요한 학술적 가치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대상인 익룡과 소형 동물의 발자국 표본은 현재 진주 익룡 발자국 전시관에 전시돼 있다. 또한 세계적인 국제 학술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4월16일(한국시간) 공식 게재됐다.
황수영 기자 ghkdtndud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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