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머스 쿤의 1962년 작 '과학 혁명의 구조'는 진리에 대한 인간의 갈망을 근본적으로 뒤흔들었다. 쿤 이전까지만 해도 진리는 지식의 '축적'으로 이해돼 왔지만, 그는 이러한 관점을 부쉈다. 한 시대의 과학자들은 패러다임 '안'에서만 움직이기에 기존 패러다임의 예외가 발생하면 이 패러다임은 설명되지 못한다. 즉 새 패러다임이 필요해지는데, 이를 쿤은 과학 혁명이라고 봤다. 벽돌을 쌓으며 전진하는 줄 알았던 과학의 발전은, 쿤의 개념 속에서 '벽돌 쌓기'가 아니라 '설계도 바꾸기'로 전환됐다.
그런 쿤의 마지막 원고들을 묶은 귀한 책이 출간됐다. 신간 '코머스 쿤의 마지막 원고'는 1980년부터 1996년 사망 직전까지 그의 사유를 담은 책이다. 원고 제목은 '역사적 산물로서의 과학 지식' '과거 과학의 현재성', 그리고 '복수성'이다. 이 원고들엔 '공약불가능성'이란 쿤의 깊은 사유가 담겨 있다. 공약불가능성이란 서로 다른 언어를 쓰는 집단은 기존의 진리를 보존하는 방식으로 번역하는 게 불가능하기에 둘 사이엔 공약불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보는 개념이다.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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