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계 소득 불평등 심화…건설·제조업 악화에 고소득층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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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국은행 제공][사진= 한국은행 제공]

지난해 건설업과 제조업 경기가 악화하면서 가계 소득분위 간 불평등 정도가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가계분배계정' 통계에 따르면, 2024년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계의 총 본원소득 잔액은 전년 대비 7.9% 증가했다. 이는 전체 가계의 총 본원소득 평균 증가율인 4.8%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반면 하위 20%인 1분위 가계의 총 본원소득 증가율은 5.9%에 그쳐 5분위와 2%포인트(p) 격차를 보였다. 나머지 2분위(0.3%), 3분위(2.7%), 4분위(2.4%) 등 중위 소득 계층은 전체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저조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총 본원소득은 가계가 생산 활동에 참여하거나 자산을 제공한 대가로 얻는 소득을 뜻한다.

소득 격차는 가계 소득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임금(피용자보수)에서 극명하게 갈렸다. 5분위 가계의 피용자보수는 한 해 동안 7.1% 늘어 전체 평균 증가율(4.7%)을 웃돌았다. 이와 달리 2분위와 3분위는 각각 0.1%, 2.0% 늘어나는 데 그쳐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걸었다. 1분위(4.8%)와 4분위(4.5%)는 전체 평균 수준을 유지했다.

이 같은 소득 양극화는 취약 업종의 경기 부진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건설업 경기가 악화하고 제조업 취업자 수도 감소로 전환했다”며 “비정규직 비중이 높은 산업의 명목 성장률이 둔화하면서 분배 지표가 전년보다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세금 및 보조금 등 재분배 정책은 소득 격차 확대를 일정 부분 방어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소비나 저축에 쓸 수 있는 총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은 5분위가 6.9%, 1분위가 6.6%를 기록해 격차가 크지 않았다. 공적·사적 보조금을 합산한 이전소득이 하위 계층의 소득을 보전한 결과다. 나머지 계층의 총 처분가능소득 증가율도 2분위 3.5%, 3분위 4.0%, 4분위 4.2%로 총 본원소득 증가율보다 높게 나타났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임금 구조로 보면 불평등도가 완화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다만 정부가 처분가능소득 측면에서 소득을 재분배해 최종 격차를 좁혔다”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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