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대한항공, 그때 삼성화재와 붙으면?” 베테랑 세터 유광우의 상상 [현장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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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한항공 점보스 세터 유광우(39)는 V리그에서 두 번의 왕조와 함께한 베테랑이다. 삼성화재 시절 일곱 번의 우승(2008-14)을 함께했고 우리카드를 거쳐 2019년 대한항공으로 이적한 이후에는 한선수의 백업 세터로서 팀의 리그 4연패(2021-24)에 기여했다.

백업 세터지만, 존재감은 크다. 17일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수원 한국전력 빅스톰과 경기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선발 세터 한선수가 고전하자 2세트부터 출전, 경기 흐름을 바꾸며 세트스코어 3-1 역전승을 이끌었다.

불혹을 바라보는 유광우는 대한항공에서 불꽃을 불태우고 있다. 사진 제공= KOVO

불혹을 바라보는 유광우는 대한항공에서 불꽃을 불태우고 있다. 사진 제공= KOVO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두 명의 다른 스타일을 가진 세터가 있다는 것은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에 이어 인터뷰실을 찾은 유광는 “동료들에게 ‘너무 급하다’고 했다. 부담되고 힘든 건 알지만, 플레이 자체가 다 급했다. 하나씩 해나가야 하는데 한꺼번에 여러가지를 하려고 하니 뭔가 다 안맞는 모습이었다. ‘천천히 차분하게 하자’고 주문했다”며 동료들에게 전한 메시지를 소개했다.

불혹을 바라보고 있는 그는 “경기를 할 때는 모르겠다. 그런데 다음날 확실히 그런 게 있다. 회복 속도의 차이점 말고는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다”며 현재 몸 상태에 대해 말했다. “(힘들어도) 들어가면 또 한다. 운동 선수들은 다 그런 거 같다. 아무리 힘들어도 코트에 들어가면 또 하고, 다음날 또 골골대고 계속 그러고 있다”며 밝게 웃었다.

두 개의 각기 다른 왕조를 경험하고 있는 그는 그 시절 삼성화재와 지금의 대한항공, 두 팀에서 어떤 차이점을 느끼고 있을까?

그는 “트렌드 자체가 다른 거 같다”며 생각을 전했다. “그때는 정말 좋은 공격수가 있었기에 그 공격수에게 우리가 모든 힘을 집중해줬다. 지금 대한항공은 여러 선수들이 좋기에 이 선수들을 이용해 어떻게 잘 요리할 수 있느냐, 이 부분이 다른 거 같다”며 말을 이었다.

이어서 “그때 삼성화재와 지금 우리 팀이 경기를 붙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때는 한 명이 터지면 이기는 경기고 안터지면 지는 경기였다. 트렌드가 그랬다. 그때는 대부분이 다 그런 배구를 했고, 지금은 다른 트렌드에 맞춰 하기 때문에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유광우는 과거 삼성화재의 연속 우승에 기여했다. 사진= MK스포츠 DB

유광우는 과거 삼성화재의 연속 우승에 기여했다. 사진= MK스포츠 DB

시대도 다르고 유행도 다르지만, 우승의 영광은 변함이 없다. 그는 “해볼 수 있을 때까지 기록을 남기고 싶다. 못깨는 기록을 만들어놓고 은퇴를 해보고 싶다”며 최대한 많은 우승반지를 모으고 싶다는 욕심을 드러냈다.

우승 반지와 메달을 한곳에 모아놨다고 밝힌 그는 ‘많이 받을수록 좋지 않을까’라는 질문에 “그래야 보람을 느낄 거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번 시즌 우승을 위해서는 결국 선두 질주중인 현대캐피탈을 넘어야 한다. 현대캐피탈은 18일 현재 승점 55점으로 43점인 대한항공을 여유 있게 제치고 1위를 질주하고 있다.

그는 “(어떻게 이길지는) 나와 있다. 그것을 100% 실행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전술과 전략을 아무리 잘짜도 선수들이 시행하지 못하면 그것은 전술과 전략이 아니다. 선수들의 능력인 거 같다. 우리가 그런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다면 당연히 우리가 생각한 대로 갈 것이고 그게 안되면 상대가 의도한 대로 흘러갈 것”이라며 결국은 실행의 문제임을 강조했다.

[인천= 김재호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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