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반대편에 사는 해녀와 극작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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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엔들링스'는 마지막 해녀인 세 명의 할머니와 한국계 캐나다인 극작가 하영의 이야기를 교차시켜 인간과 지역의 정체성을 탐구한다.

할머니들의 유머와 애교가 돋보이는 가운데, 이민자로서의 고난을 겪는 하영의 삶이 함께 그려진다.

이 작품은 셀린 송의 자전적 이야기로, 서울을 시작으로 대전과 제주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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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린 송 연극 '엔들링스'
대전·제주 공연 이어가

연극 '엔들링스' 한 장면.   두산아트센터

연극 '엔들링스' 한 장면. 두산아트센터

검정색 해녀복을 입은 78·85·96세 할머니 세 명이 숨을 참고 객석으로 뛰어든다. 바닷속이 된 객석에서 할머니들은 소라, 전복, 성게, 문어 모양의 인형을 따고, 태왁(해녀의 바구니)에 담는다.

연극 '엔들링스'는 한국의 작은 섬 만재도에 살고 있는 세상의 마지막 해녀인 할머니 세 사람과 지구 반대편 뉴욕 맨해튼 섬에 살고 있는 한국계 캐나다인 극작가 하영의 이야기를 교차시킨다. 전혀 공통점이 없어 보이는 두 이야기이지만 인간과 지역의 정체성이 어떻게 충돌하고 중첩되는지 보여준다. 해녀들은 지역성을 지키고 살아왔지만 그 삶을 이어갈 후계자가 없다. 제목 '엔들링'은 한 종(種)의 마지막 생존 개체를 의미한다. 하영은 미국과 한국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한 채 불안하다.

할머니들의 귀여운 애교와 찰진 대사에 관객들은 깔깔 웃는다. '테레비'를 좋아하는 한솔이 "할리우드는 영원해~"라고 말할 때마다 '주말의 명화' 배경 음악이 깔린다. 또 할머니들이 힙합 버전으로 해녀의 노동요 '이어도 사나'를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삶과 죽음의 경계를 오가는 할머니표 해학과 익살에는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바닷가의 해녀 이야기에서 지구 반대편 뉴욕 이스트빌리지의 한국계 캐나다인 극작가 하영 이야기로 옮겨간다. 하영은 그의 '백인 남편'에게 자신이 쓰고 있는 희곡, 해녀 이야기를 들려준다. '백인 남편'은 하영을 응원해주지만 희곡이 그의 마음에 와닿았는지는 모르겠다. 이민자이자 동양인 여성인 하영은 백인들로 가득한 미국 연극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분투 중이다.

이 작품은 실제 이민을 경험한 한국계 캐나다인 극작가인 셀린 송의 자전적 이야기다. 셀린 송은 지난해 미국 아카데미상 작품상, 각본상 최종 후보에 오른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Past Lives)'의 감독이다. 지난 7일 서울 두산아트센터에서 초연을 마쳤으며 이달 13·14일 대전예술의전당, 이달 27·28일 제주아트센터에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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