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여한 주식 돌려달라"…한국콜마 남매 전쟁, '父子 전쟁'으로

6 hours ago 1

사진=한국콜마 제공

사진=한국콜마 제공

K뷰티 흥행의 한 축을 맡아온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 콜마그룹 창업주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장남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을 상대로 주식반환청구 소송을 냈다. 장남에게 증여한 지분을 돌려받겠다는 취지로, 콜마그룹을 둘러싼 오너가 경영권 갈등이 표면화하는 모양새다.

콜마비앤에이치는 윤 회장이 지난달 3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윤 부회장 상대로 콜마홀딩스 주식 반환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18일 밝혔다.

윤 회장은 윤상현 부회장에게 2019년 12월 콜마홀딩스 주식 230만주(현재는 무상증자로 460만주)를 증여했다. 현재 콜마그룹 지주사인 콜마홀딩스의 지분은 윤상현 부회장이 31.75%, 윤 회장이 5.59%, 윤 회장의 딸이자 윤 부회장의 동생인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가 7.45%를 각각 갖고 있다.

이번 소송은 남매인 윤 부회장과 윤 대표 간 갈등에서 빚어진 것으로 보인다. 1990년 콜마그룹을 창업한 윤 회장은 아들에게 화장품(한국콜마)과 의약품(HK이노엔) 사업을, 딸에게 건강기능식품(콜마비앤에이치) 사업을 맡겼다. 하지만 건기식 사업이 부진에 빠지면서 아들 윤 부회장이 사업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콜마비앤에이치 최대 주주는 지분 44.63%를 보유한 콜마홀딩스다. 콜마홀딩스가 마음만 먹으면 콜마비앤에이치를 제어할 수 있는 지분 구조로, 윤 대표의 지분은 7.78%뿐이었다.

앞서 윤 부회장은 콜마비앤에이치에 본인과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윤 사장이 이를 거부하면서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두고 이달 초 소송전이 빚어졌다.

윤 부회장은 콜마비앤에이치의 실적과 주가가 5년간 하락세를 보였다는 점을 근거로 경영진 교체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콜마비앤에이치는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영업이익이 후퇴했다. 2020년 1092억원이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246억원으로 77.5% 감소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보다 62.5% 감소한 36억원이었다. 콜마비앤에이치 주가는 2020년 7만원대를 넘겼지만 지난 17일 종가 기준 1만4720원으로 떨어진 상태다.

ㄱ그러나 콜마비앤에이치는 실적 개선이 가시화되는 시점에 과거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 등을 이유로 윤 대표의 경영 역량을 문제 삼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윤 회장은 지난달 15일 콜마그룹 창립 35주년 기념식에서 "한국콜마로 대표되는 화장품·제약 부문은 윤 부회장이, 콜마비앤에이치로 대표되는 건기식 부문은 윤 대표가 각각 맡기로 한 것은 충분한 논의와 합의를 거친 결과로 지금도 그 판단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히며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콜마비앤에이치에 따르면 윤 회장은 2018년 9월 윤 부회장, 윤 대표와 함께 콜마비앤에이치 지배구조 관련 3자간 경영 합의를 맺었다. 해당 합의에는 윤 부회장이 콜마홀딩스와 한국콜마를 통한 그룹 운영을 맡으면서, 동생인 윤 대표가 콜마비앤에이치의 독립적·자율적 사업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적법한 범위 내에서 콜마홀딩스를 통해 지원 혹은 협조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콜마비앤에이치는 주장했다.

윤 회장의 법률대리인은 "본(주식반환) 소송은 윤 부회장이 최대 주주로서 권한을 남용해 합의된 승계구조의 일방적 변경 시도에 따른 조치"라며 "윤 회장이 이런 행태를 알았다면 해당 주식을 증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