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면서 기업공개(IPO) 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특히 상장 이후 유망 새내기주를 중장기적으로 공략하는 ‘포스트 IPO 전략’이 각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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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KRX 포스트 IPO 지수’는 이달 들어 813.90에서 972.27로 19.46%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은 8.87%다. 이달 들어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는 코스피보다 IPO 통해 국내 증시에 상장한 종목 주가가 컸다는 의미다.
‘KRX 포스트 IPO 지수’는 코스피·코스닥 신규 상장 종목 가운데 상장일로부터 15영업일이 경과한 종목은 편입하고, 140영업일 경과 시 편출하는 전략형 지수다. 매월 정기적으로 구성 종목을 변경하는데 지난달(22일)에는 프로티나(468530)와 대한조선(439260) 등이 편입됐다.
지수 구성 종목(40개) 가운데 반도체 스토리지 전문기업 엠디바이스(226590)가 이달 들어 101.8%나 뛰었다. 지난달에 편입된 바이오 데이터 분석기업 프로티나도 90% 넘게 상승했다. 뉴로핏(380550)도 85% 뛰었고 나우로보틱스(459510), 티엑스알로보틱스(484810), 아이에스티이(212710) 등이 40% 넘는 상승률을 보였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상장 직후 주가가 급등한 기업은 1개월 또는 3개월 후 기관투자자 락업 해제 시점에 주가 조정을 받기도 한다”며 “다만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 해소 이후 다시 신규 상장주에 투자하는 포스트 IPO 전략을 택하는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어급 IPO는 청약 경쟁률이 높아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 물량 확보가 어렵다. 이에 상장 이후 유망 종목을 노리는 포스트 IPO 전략이 대안으로 떠오른다. 내달 코스피 입성을 앞둔 중추신경계(CNS) 전문 제약사 명인제약이 대표적이다.
앞서 지난 18~19일 양일간 일반 투자자 대상으로 명인제약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결과 587.0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증거금만 약 17조 3634억원이 몰려 시장 관심이 집중됐다. 총 102만주 모집에 총 5억 9873만 6890주가 접수됐으며 청약 건수는 총 53만 2366건으로 집계됐다.
이에 균등배정주식수는 최소 청약기준 0.96주다. 소액 투자자들 대부분 명인제약 1주를 받는다는 얘기다. 반면 명인제약 수요예측 참여 기관의 69.6%가 의무 보유 확약을 제시, LG에너지솔루션(58.3%)과 대한조선(61%) 확약 비중을 뛰어넘는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명인제약은 최근 3년간 34%대의 높은 영업이익률로 수익성 높은 CNS 제약사”라며 “최대주주 지분율도 74%로 높아 오버행 부담이 낮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공모주 시장서 포스트 IPO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내다본다.
한 증권사 IPO 담당자는 “증시 호황으로 기관 투자자들의 수요예측 참여가 활발해질 것”이라며 “또 유동성 환경이 좋아 기존 투자자들의 엑시트도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새내기주가 수급 요인으로 조정받을 때 분할 매수하는 전략도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