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40대도 회망퇴직 신청받아
“한살이라도 젊을 때 떠나자” 러시
평균 3.5억…법정퇴직금 포함 5억
증권사는 임직원수 17년만에 최대
5대 시중은행에서 지난해 희망퇴직한 은행원이 2500명에 육박했다. 이는 통계 작성 이후 최대 규모다. 은행권의 희망퇴직 연령이 40대까지 낮아지고, 희망퇴직 조건도 갈수록 축소되며 이 같은 ‘퇴직 러시’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증시 활황에 인재가 몰리고 있는 증권가와 대비되는 모습이다.
3일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각 은행의 ‘2025년 은행 경영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에서 희망퇴직한 직원은 지난해 총 2470명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4년(1987명)보다 483명(24%) 급증한 것이다. 이는 관련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지난 2021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은행권 희망퇴직 규모는 지난 2021년 2093명, 2022년 2157명, 2023년 2392명, 2024년 1987명 등 최근 5년간 2000명 안팎을 기록해 왔다. 올해도 연초 희망퇴직 규모를 감안할 때 2000명이 넘는 인원이 희망퇴직으로 떠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희망퇴직 인원이 대거 늘어난 것은 신청 가능 연령이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초 희망퇴직 대상을 1986년생까지 넓혔다. 이에 희망퇴직자 수는 지난 2024년 234명에서 지난해 541명으로 두 배 넘게 뛰었다. 하나은행도 지난해 만 40세 이상, 근속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준정년 특별퇴직’을 실시했다. NH농협은행도 10년 이상 근무한 만 40~56세 전 직급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의 희망퇴직 인원도 같은 기간 각각 325명에서 410명으로, 391명에서 443명으로 늘어났다.
희망퇴직 조건이 갈수록 축소되면서 더 일찍 떠나는 게 유리하다는 인식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3년까지만 해도 최대 36개월 치 임금이 희망퇴직금으로 지급됐으나, 지난해에는 대체로 최대 31개월 치로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5대 은행 희망퇴직자들의 1인당 평균 희망퇴직금은 3억4829만원으로 지난 2023년(3억6168억원)보다 약 1339만원 줄었다. 지난해(3억4495만원)과는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1인당 희망퇴직금 규모가 가장 큰 곳은 하나은행으로 지난해 410명에게 평균 3억8723만원을 지급했다. 실제 희망퇴직자들은 특별퇴직 위로금뿐 아니라 법정 퇴직금도 받기 때문에 실제 받는 퇴직금은 평균 4~5억원대로 추정된다. 다만 근속연수와 직급 등에 따른 격차가 크다.
지난해 5대 은행의 임원을 제외한 직원 1인당 평균 소득은 1억1791만원으로 지난 2024년(1억1490만원) 301만원 늘었다. 지난해 말 국내은행 임직원 수는 11만3230명으로 1년 전보다 652명 감소했다. 인력은 줄고 있지만 인건비 부담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지난달 7일 공시된 4대 은행 경영실적에 따르면 우리은행·신한은행·KB국민은행·하나은행의 올해 1분기 인건비 총액은 2조30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늘어난 규모다. 같은 기간 순이익 증가율(3.0%)을 웃돌았다.
한편 ‘팔천피 시대’ 호황을 누리고 있는 증권사 임직원 수는 4만 명에 육박했다. 증권사들이 앞다퉈 채용을 늘린 결과다. 지난달 27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증권회사 총 임직원 수는 3만9711명으로 집계됐다. 금융감독원 통계 기준(3만9514명)으로도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8년 9월 말(4만341명) 이후 약 17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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