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질서 재편 나선 트럼프…'아브라함 협정' 확대 박차

6 hours ago 2

< 미사일 잔해 위에서… > 팔레스타인 남성이 2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점령지인 서안지구 정착촌에 떨어진 이란 미사일 잔해에 앉아 있다. 이스라엘과 이란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입으로 ‘12일 전쟁’을 멈추고 휴전에 들어갔다.  AFP연합뉴스

< 미사일 잔해 위에서… > 팔레스타인 남성이 2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점령지인 서안지구 정착촌에 떨어진 이란 미사일 잔해에 앉아 있다. 이스라엘과 이란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입으로 ‘12일 전쟁’을 멈추고 휴전에 들어갔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 간 국교 정상화를 핵심으로 하는 ‘아브라함 협정’ 확대에 나서고 있다. 최근 이란 폭격과 이스라엘·이란 휴전을 계기로 중동 질서를 친미·친이스라엘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아브라함 협정 확대와 관련해 “훌륭한 국가가 몇 개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는 이란이 가장 큰 문제였다”며 “이제 몇몇 나라가 차례로 협정에 포함되기 시작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브라함 협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외교 성과로 꼽힌다. 글로벌 투자 확대와 각종 경제적 인센티브 제공 등을 바탕으로 중동 분쟁 불씨를 없애는 게 목적이다.

하지만 하마스가 2023년 이스라엘을 공격한 이후 아브라함 협정은 추진력을 상실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간 외교 정상화 논의도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중단됐다. 최근엔 협정에 다시 동력이 생기고 있다. 톰 배럭 주튀르키예 미국대사는 이날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에 벌어진 일은 우리가 모두 ‘이제 멈추고 새로운 길을 열자’고 말할 기회”라며 “중동은 새로운 대화를 시작할 준비가 됐고 모두가 아브라함 협정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시리아와 레바논이 이스라엘과 평화 협정을 맺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시리아에는 최근 친미 정권이 들어섰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지난 26일 이란과의 휴전에 대해 “평화 협정을 획기적으로 확대할 기회를 열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2023년부터 18개월 넘게 이어진 가자지구 전쟁도 휴전이 임박했다. 배럭 대사는 “이스라엘의 갈등 해소를 위한 단계들을 거쳐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아브라함 협정 확대로 중동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력을 견제하려고 한다. 글로벌 이슈 분석 매체 ‘더 멀티폴래리티 리포트’의 알렉상드르 카텝 대표는 “아브라함 협정은 중동에서 중국의 첨단 기술 분야 등이 확대되는 걸 막으려는 의도가 강한 협정으로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도 이런 이유로 이어가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브라함 협정으로 ‘중동 평화의 설계자’로서 입지를 강화해 노벨평화상까지 노린다는 얘기도 나온다.

협정 확대의 걸림돌도 있다. 시리아는 이스라엘이 1967년 점령한 골란고원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이스라엘은 골란고원을 전략적 요충지로 간주하고 있다. 레바논에는 이스라엘과 화해를 반대하는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있다. 레바논 정부가 협정에 가입하면 내전이 터질 가능성도 있다.

김주완 기자

아브라함 협정

미국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가 체결한 외교 관계 정상화 협정. 협정 명칭은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가 모두 공유하는 선지자 아브라함에서 따 왔다. 2020년 9월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이 처음 참여했고 같은 해 수단, 모로코도 동참했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