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개입, 美 분열시킬것"…트럼프에 발끈한 MA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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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측근인 '스티브 배넌' /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측근인 '스티브 배넌' /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미군 개입을 시사하면서, 그의 열성 지지층인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지지자들과 충돌하고 잇다. MAGA 지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핵심 대외정책 기조였던 '미국 우선주의'를 배반하고 있다는 비판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책사였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지난 18일(현지시간) 한 행사에서 "미군의 중동 분쟁 개입은 미국을 분열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이 핵 협상에 나서지 않으면 미군이 이스라엘의 핵시설 타격을 도울 수 있다고 시사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정면 비판한 것이다.

이 자리에서 그는 "지금 내 좌우명은 이스라엘이 자신이 시작한 일을 끝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이 이 일을 시작했고, 그들이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런 일을 또 할 수 없다. 우리는 이 나라를 갈기갈기 찢어놓을 것이다. 또 다른 이라크를 가져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외신들에 따르면 다음 날(19일) 트럼프 대통령은 배넌과 점심을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트럼프 "이란과 협상 가능성이 높다"며 2주 간 공격 여부 결정을 미뤘다. 이 때문에 외신들은 "MAGA 집단이 군사적 개입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면서 트럼프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미국 대선기간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선후보와 함께 선 터커 칼슨../AP연합뉴스

지난해 미국 대선기간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선후보와 함께 선 터커 칼슨../AP연합뉴스

폭스뉴스 앵커 출신의 친(트럼프 보수 언론인 터커 칼슨이 대표적이다. 그는 최근 배넌의 방송에 출연해 “우리는 지금 미국 제국의 종말을 보고 있다”며 “이 전쟁이 트럼프의 정치생명을 끝장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자신의 소셜미디어 X에 "이란이 핵폭탄 건설에 가까워졌다는 제안은 테헤란의 오랜 정권 교체 옹호자들이 퍼뜨린 거짓말"이라고 적었다.

MAGA 내에서도 반대 의견이 나오는 것은 이란에 대한 군사 개입이 대외 문제 개입을 최소화하자는 트럼프 정부의 외교·안보 기조와 배치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대선 도전 당시부터 미국 자원을 해외에 투입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혔고, 이 입장으로 유권자들을 끌어 모았다. BBC 방송은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를 지지하는 다수는 그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미군 수천 명의 목숨을 앗아간 ‘영원한 전쟁’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진화에 나선 상태다. JD 밴스 부통령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지난 25년간의 어리석은 외교 정책으로 사람들이 우려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그러나 저는 대통령이 이 문제에 대해 어느 정도 신뢰를 얻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가 예전부터 이란의 핵위협을 경고했다는 측면에서 쉽게 입장을 바꾸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FT는 "10년 전인 2015년 6월 6일 트럼프는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이란이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고 말했다'"며 "그는 이 점에 대해 완전히 일관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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