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최대 쇼핑 축제인 중국 광군제의 분위기가 뜨뜻미지근하다. 심각한 소비 부진으로 내수시장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12일 미국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올해 중국 광군제 행사가 예년과 같지 않은 썰렁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광군제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기업 알리바바가 2009년부터 매년 11월11일 여는 대규모 쇼핑 축제다.
연 5% 성장률 달성인 중국 정부가 보조금을 지원하며 올해 광군제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예년 열기가 되살아날지는 미지수다.
씨티그룹은 올해 광군제 행사 기간 알리바바의 총거래액(GMV)이 전년 대비 3~6% 증가한 5650억~5810억 위안(약 109조~112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닛케이는 과거 GMV가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였고, 올해 할인 행사 기간이 역대 최장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소비가 개선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중국 내 유통업체 간 저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부분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사실상 연중 내내 할인행사를 진행하는 것도 올해 광군제 분위기를 가라앉힌 요인으로 지목된다. 경기 둔화 여파로 중국 소비자가 큰돈을 쓰는 대신 저가 필수품 위주로 구매가 이뤄진 점도 침체에 한몫했다.
알리바바는 이날 광군제 기간 가전과 전자기기 등을 중심으로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고 밝혔지만, 매출액 등 구체적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알리바바는 작년에도 매출액을 공개하지 않았다. 중국 시장조사기관 싱투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광군제 기간 종합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총매출은 전년 대비 9.75%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