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100여명 TOPIK 대리시험…국내 대입-취업 뚫었다

18 hours ago 3

뉴시스
돈을 받고 한국어능력시험(TOPIK)을 대신 치르거나 초소형 첨단 장비로 부정 응시한 중국인 100여 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부정하게 취득한 성적으로 국내 대학에 입학하거나 졸업하고 장학금까지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국제범죄수사대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중국인 남성 브로커(28)를 구속 송치하고, 대리시험 의뢰자 101명과 대리 응시자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위조 신분증을 제작하거나 사용한 피의자들에게는 위조 공문서 행사 혐의 등도 적용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1년 10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샤홍슈’ 등에 ‘대리응시로 토픽 고득점을 받을 수 있다’는 광고를 올려 의뢰자를 모집했다. 의뢰자들은 원하는 시험 등급에 따라 1인당 1만~3만5000위안(한화 약 200만~800만 원)을 지급했다.

국내 브로커는 의뢰자의 인적사항을 중국 총책에게 전달하고 시험 접수 전 과정을 관리했다. 그는 서울 소재 공대 대학원에서 컴퓨터를 전공한 중국인 남성으로, 자동 로그인과 개인정보 입력, 시험장 선택, 응시료 결제 등을 처리하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직접 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선착순으로 마감되는 시험에서 의뢰자가 원하는 시험장을 선점하기 위해서였다. 중국 총책은 의뢰자 명의의 위조 신분증을 제작하고 대리응시자를 모집했고, 대리응시자들은 건당 약 80만 원을 받아 시험 당일 위조 신분증과 접수증으로 시험을 치렀다.

초소형 통신 장비를 이용한 부정 응시도 이뤄졌다. 일부 의뢰자는 소형 이어폰과 송수신기, 휴대전화 등을 숨겨 시험장에 들어갔다. 외부 조력자가 화상회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불러준 답은 휴대전화와 목 뒤에 부착한 송수신기를 거쳐 초소형 이어폰으로 전달됐다.

의뢰자들은 이렇게 얻은 토픽 성적을 이용해 국내 체류자격 취득이나 대학 입학, 졸업 장학금 수령, 기업 취업 등에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소재 주요 대학의 재학생과 졸업생도 포함됐다.

이번 사건은 시험감독관이 시험 도중 한 응시자의 목 뒤에서 깜빡이는 장비를 발견하면서 드러났다. 경찰은 브로커와 중국 총책이 범행으로 각각 약 2억 원과 5억 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보고 브로커 수익 중 1억5000만 원은 추징했다. 경찰은 중국 총책과 해외로 도주한 20대 장비 전달책 2명을 추적하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문수 의원실이 국립국제교육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외 TOPIK 부정행위 적발 인원은 지난해 30명에서 올해 6월 말 기준 49명으로 63.3% 늘었다.

이다겸 기자 gyeom@donga.com
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
김다인 기자 da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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