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드론 시장을 휩쓸고 있는 중국 DJI가 한국 로봇청소기 시장 공략에 한층 더 속도를 낸다. 신제품 '로모2'를 앞세워 국내 시장을 장악한 '끝판왕' 중국 로보락과 안방 탈환을 목표로 신작을 꺼낸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제조사들 틈을 파고들겠다는 구상이다. DJI는 로봇청소기 시장 후발주자란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드론을 통해 축적한 인식·회피 기술을 바탕으로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DJI는 29일 로봇청소기 신제품 로모2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DJI 관계자는 지난 11일 중국 선전 본사 '스카이 시티'에서 진행된 한국 언론 대상 브리핑에서 "가장 핵심적인 경쟁력은 결국 제품력"이라며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오히려 저희가 가진 강점도 있다. 현재 사용자의 실제 수요를 더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고 이 업계에서 아직 충족되지 않은 사용자들의 불편과 니즈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모2는 DJI가 내놓는 2세대 로봇청소기다. DJI는 로봇청소기의 진화를 1세대 '1차원 경로 계획', 2세대 '2차원 지도 기반', 3세대 '차세대 스마트 로봇청소기'로 구분했다. 로모2는 다양한 실내 환경에서 오염 물질을 정밀하게 식별하고 상황에 맞는 청소 방식을 자동 적용하는 제품으로 소개됐다. 베이스 스테이션 자동 관리 기능을 통해 사용자의 개입을 줄이는 '핸즈프리 청소'도 강조했다.
DJI가 로봇청소기에 뛰어든 이유는 자사 기술 확장 전략과 맞닿아 있다. DJI 관계자는
"상업적 가치에 대한 고려를 넘어 DJI가 새로운 분야에 진출할 때마다 저희를 이끄는 하나의 가치가 있다. 바로 기술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믿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중에서 축적한 기술과 철학을 어떻게 더 많은 삶의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을까 늘 고민해 왔다"며 "가정은 엔터테인먼트나 이동보다 개인의 일상에 더 가까운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로모2 대표 기능은 '인공지능(AI) 초광폭 스윕 모핑 로봇'으로 요약된다. 이 제품은 AI 기반 전방위 인식으로 다양한 오염을 감지하고 처리한다. 확장형 스윙 로봇 암을 통해 사각지대 청소 기능도 개선됐다. 고온 자동 세척 기능을 갖춘 베이스 스테이션으로 유지관리 부담도 줄였다. 흡입력은 3만6000파스칼(Pa)에 이른다.
브러시 구조와 장애물 회피 기능도 강조됐다. 로모2는 듀얼 브러시 구조로 머리카락과 이물질 엉킴을 줄이도록 설계됐다. DJI는 드론 기술 기반의 밀리미터 단위 정밀 장애물 회피 시스템을 내세웠다. 움직이는 적응형 메커니컬 풋을 적용해 최대 8.5㎝ 장애물을 넘을 수 있다. 최대 85% 소음 저감 설계도 적용했다.
DJI는 수치 경쟁보다 사용경험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회사 관계자는 "기술의 핵심이 단순히 수치나 사양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로봇청소기의 지능화와 사용경험 개선이야말로 더욱 현실적인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지원하는 다중 환경 인식 기능은 오염물의 종류에 따라 서로 다른 처리 방식을 적용할 수 있다"며 "DJI의 핵심 인식 기술을 기반으로 한 밀리미터 단위의 장애물 회피 기능을 통해 아주 작은 카드나 투명한 액체까지도 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작에 대한 평가도 내놨다. DJI 관계자는 "1세대 제품은 한국 시장에 처음 진입하기 위한 시도에 가까웠고 이를 통해 많은 긍정적인 피드백을 얻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제품 알고리즘 기반 장애물 회피, 스테이션 자가 세척, 사각지대 청소, 다양한 환경의 오염물 인식 등 여러 측면에서 뚜렷한 개선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희는 로봇청소기가 단순히 움직이면서 청소하는 기기를 넘어 스스로 판단하며 더 정밀하게 오염물을 청소하는 제품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했다.
국내 시장엔 두 가지 형태 제품이 나올 예정이다. 투명 물탱크형 모델과 투명 초슬림 자동 급·배수형 모델로 구분해 출시될 예정이다. 다만 구체적인 제품 구성은 정식 출시 일정과 계획에 따라 확정된다.
판매망도 이미 구축하고 있다. DJI 관계자는 "한국 시장의 소비 습관과 마케팅 방식을 충분히 참고해 각 시장에 맞는 현지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DJI 제품 판매 매장은 신세계·롯데·현대백화점, 갤러리아, 스타필드 등 총 25곳에 입점한 상태다. 하이마트 매장 120곳과 전자랜드 매장 5곳에서도 판매하고 있다. 쿠팡·네이버 등 국내 소비자들이 주로 찾는 플랫폼에도 판매망을 구축했다. 지난 4월엔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 팝업 행사도 진행했다.
중국산 로봇청소기에 대한 보안 우려를 해소하는 데도 주력했다. DJI 관계자는 "로모의 모든 카메라 기능은 촬영과 데이터 수집을 포함해 사용자가 직접 활성화하고 명확히 승인한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다"며 "사용자의 사전 승인 없이 기기가 임의로 카메라 권한이나 관련 기능을 실행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서버·제품 정책 전반에 데이터 암호화 체계도 적용했다. ETSI EN 303 645 인증, UL솔루션스 다이아몬드 등급 사물인터넷(IoT) 보안 평가, 유럽연합(EU) 사이버보안·개인정보 보호 인증도 획득했다.
초슬림 자동 급·배수형 모델 설치·사후서비스(AS)도 현지화한다. DJI 관계자는 "한국에서도 현지에서 풍부한 경험을 갖춘 전문 서비스 업체와 협력할 예정"이라며 "방문 설치 및 세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설치 과정이 전문적이고 안전하게, 또 현지 기준에 맞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매 전 상담부터 구매 후 서비스까지 사용자는 전 과정에서 종합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선전(중국)=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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