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소송' 공포 덮쳤다…"수천억 토해낼 판" 발칵 뒤집힌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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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 중구 피자헛 을지로본점 앞을 한 행인이 지나가고 있다. 대법원은 이날 한국피자헛이 가맹점주와 충분한 합의없이 걷어 온 차액가맹금은 ‘부당이득’에 해당해 반환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최혁 기자

15일 서울 중구 피자헛 을지로본점 앞을 한 행인이 지나가고 있다. 대법원은 이날 한국피자헛이 가맹점주와 충분한 합의없이 걷어 온 차액가맹금은 ‘부당이득’에 해당해 반환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최혁 기자

한국피자헛이 가맹점주와 충분한 합의 없이 걷어 온 차액가맹금은 ‘부당이득’에 해당해 반환해야 한다는 판결이 15일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한국피자헛 외에도 수천 명의 가맹점주가 차액가맹금을 돌려달라며 소송에 뛰어든 상황이어서 프랜차이즈업계에 초비상이 걸렸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이날 한국피자헛 가맹점주 94명이 본사를 상대로 2016~2022년 납부한 차액가맹금을 돌려달라며 낸 소송에서 본사가 점주들에게 약 215억원을 지급하라고 한 항소심 판결에 대한 상고를 기각했다.

법률상 명확한 근거 없이 거둬들인 차액가맹금은 민법상 부당이득에 해당해 반환할 의무가 있다는 점주들의 주장을 최종 인정한 것이다.

대법원은 “본사가 차액가맹금을 수령하려면 본질적 사항에 관한 구체적인 의사 합치가 있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는 한국피자헛 측 주장에는 “점주에게 불리한 묵시적 합의가 인정되려면 본사와 점주의 경제적 지위, 점주가 입는 불이익 정도 등을 고려해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국내 외식업 프랜차이즈 본사의 약 90%가 원·부재료를 매입가보다 높은 가격에 점주에게 공급해 얻는 차액가맹금을 받아온 만큼 이번 판결이 미치는 파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차액가맹금 소송 중인 프랜차이즈만 20곳…"수천억 토해낼 수도"
본부 60% 차액가맹금으로 이윤, 유사소송 줄이어…부담 커지나

프랜차이즈 덮친 '차액가맹금' 줄소송 공포

15일 대법원은 한국피자헛이 가맹점주들에게 부당하게 걷어 온 차액가맹금 약 215억원을 돌려줘야 한다는 항소심 판결을 확정하며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 간 ‘합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회·경제적 지위로 볼 때 약자에 속하는 점주들이 가맹계약에서 차액가맹금 부문에까지 합의할 의사를 밝혔는지는 쉽게 단정 지어선 안 되고, 여러 사정을 고려해 최대한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다.

제대로 된 합의 없이 거둬들인 차액가맹금은 부당이득에 해당한다는 법리가 확립되면서 향후 프랜차이즈 본사들의 반환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20개 안팎의 브랜드를 상대로 유사 소송이 제기돼 있어 반환액이 수천억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구체적 합의 없었다면 위법”

이날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가 한국피자헛 가맹점주 94명이 본사를 상대로 2016~2022년 납부한 차액가맹금을 돌려달라며 낸 소송에서 본사 측 상고를 기각함에 따라 본사는 가맹점주들에게 약 215억원을 반환할 의무를 지게 됐다. 차액가맹금이란 가맹본부가 필수 품목으로 지정한 원·부자재를 점주에게 적정 도매가보다 비싼 값으로 넘기면서 얻는 수익이다. 쉽게 말하면 점주가 반드시 구입해야 할 물품의 대금에 유통마진을 붙인 것이다. 매출액이나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로열티(수수료)로 떼 가는 미국과 달리 한국에선 차액가맹금 모델이 일반적이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가맹본부의 61.5%가 차액가맹금으로 이윤을 남긴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피자헛 점주들은 본사 총수입의 6%를 고정 수수료로 걷어가는 동시에 차액가맹금까지 받아 가는 건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다. 이 같은 주장은 1·2심에 이어 상고심에서도 받아들여졌다.

대법원은 계약 성립 과정에서 “계약의 ‘본질적 사항’이나 ‘중요 사항’에 관해선 양측의 구체적 의사 합치가 있거나 적어도 장래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 기준과 방법 등에 관한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기존 판례를 들어 2심의 판단이 틀리지 않다고 봤다. 2021년 헌법재판소 결정례에 따라 차액가맹금 역시 가맹사업법상 가맹금에 해당하고, 가맹금 지급은 계약의 본질적 사항에 포함된다는 이유에서다.

◇“乙인 점주에 불리한 해석 해선 안 돼”

한국피자헛 측은 차액가맹금 수령 과정에서 점주들과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점주에 불리한 내용의 묵시적 합의가 성립된 사실을 인정하려면 본부와 점주의 사회·경제적 지위, 가맹계약의 체결 경위와 전체 내용, 점주에게 충분한 정보가 제공됐는지 여부, 점주가 입을 불이익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는 2018년 판례를 인용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특히 “가맹 계약은 가맹본부가 정보력이나 교섭력 면에서 점주에 비해 상당한 우위에 있는 경우가 많다”며 “(이를 이용해) 계약 체결 과정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내용을 계약서에 명시함으로써 불확실성을 미리 제거할 충분한 기회도 있다”고 짚었다. 가맹계약 구조상 본사가 갑, 점주가 을인 관계가 정립될 수밖에 없고, 본부와 사업자가 상호보완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가맹사업법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그간의 차액가맹금 수취 관행은 위법했다는 게 대법원의 확립된 판단으로 볼 수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판결로 차액가맹금의 적법성 관련 논란이 일단락되기보다 도화선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브랜드마다 로열티 수취 여부 등 사실관계가 달라 법적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한 공정거래 전문 변호사는 “1호 사건인 만큼 파장은 크겠으나 법 조항에 관한 해석 다툼은 이제부터 시작일 것”이라고 말했다.

차액가맹금

가맹사업자가 본사로부터 공급받는 상품·원재료·설비 등의 가격 중 적정 도매가격을 초과하는 부분. 로열티(상표권 사용료)와 별개로 물품 공급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맹금의 한 유형이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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