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도 반대? 글쎄요"…추경 증액 시사한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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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조→15조?…추경증액 시사한 정부
경제·안전' 약한고리에 집중 편성
소상공인에 소비환급금 30만원 지원
나라적자비율 -3.2%…재정준칙 6년째 미준수

김윤상 차관, 2025년 추가경정예산안 상세브리핑. 사진제공 기재부

김윤상 차관, 2025년 추가경정예산안 상세브리핑. 사진제공 기재부

"죽어도 안 된다고요? 그럴 이유 전혀 없죠."

지난 17일 오전 10시.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3층. 김윤상 기획재정부 2차관과 김동일 예산실장 등 기재부 주요 간부와 실무진 30명가량이 집결했다. 12조원 규모로 발표한 '필수 추경'의 세부 내용에 대한 브리핑을 위해서다. 브리핑을 주재한 김윤상 차관은 더불어민주당의 추경 증액 요구에 대해 "죽어도 안 되는 일은 없다"고 답했다. 15조원까지 추경을 증액하자는 야당 요구에 대해 "목적과 부합한다면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며 수용할 뜻을 시사했다.

정부는 18일 국무회의를 열고 '2025년 1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했다. 이번 추경예산안은 12조2000억원 규모다. 세부적으로 재해·재난 대응에 3조2000억원, 통상·인공지능(AI)에 4조4000억원, 민생지원 4조3000억원, 국채이자 지급 및 주요 행사 개최 등에 2000억원으로 구성됐다. 추경의 재원은 세계잉여금을 비롯한 내부자금으로 4조1000억원을 충당한다. 나머지 8조1000억원은 적자국채를 찍어 조달한다. 정부는 이번 추경으로 성장률이 0.1%포인트가량 상승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이번 추경안은 오는 22일 국회에 제출한다. 정부는 추경안이 4월 말~5월 말에 국회에 통과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야당은 추경안이 15조원 이상 증액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부는 추경안을 국회에서 심사하는 과정에서 야당의 증액 요구를 수용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김윤상 차관은 브리핑에서 "규모 자체가 문제가 아니고 증액 요구 내용의 성질이나 목적이 중요하다"며 "추경의 목적과 부합한다면 아주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 허영 의원은 지난 15일 “민생 회복과 경제 활성화를 위한 예산이 조금 더 증액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만큼 민생지원 부문으로 편성한 추경 4조3000억원을 추가로 증액하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가 이번에 편성한 12조2000억원 규모의 '필수 추경'은 한국 경제의 '약한 고리'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 4조3000억원으로 편성된 민생지원 부문이 대표적이다. 민생지원 부문을 세부적으로 보면 소상공인에게 자금을 지원하는 '부담경감 크레딧'에 1조6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부담경감 크레딧은 연 매출 3억원 이하 소상공인 311만명에게 최대 50만원의 공공요금 및 보험료를 지급하는 제도다. 연 매출 30억원 이하 사업자에게 온누리 상품권을 지원하는 '상생 페이백 사업'에도 1조4000억원 투입한다. 상생 페이백은 이들 사업자에게 전년 대비 카드 소비 증가액의 20%(30만원 한도)가량을 온누리카드로 지급하는 제도다.

신용등급 4~7등급 소상공인에게 6개월 무이자 할부로 1000만원 한도 신용카드도 지급한다. 소상공인을 위한 공공배달앱 할인지원금에도 650억원가량을 배정했다.

통상·AI 지원에도 4조4000억원을 지원한다. 수출기업에 정책자금 25조원을 지원할 수출입은행·산업은행 등의 자본확충에 1조5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추경을 재원으로 엔비디아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1만장을 1조5000억원에 사들일 계획이다.

산불 피해복구에 1조4000억원 투입한다. 산불특수진화대 위험수당을 월 4만원씩 지원하고, AI 감시카메라 등 도입에 1조7000억원을 투입한다. 활주로 이탈방지 장치, 방위각 시설 등에 2548억원을 투입한다. 여기에 '싱크홀 사고'에 대응해 하수관로·도로 조기 개보수에 1259억원을 배정했다.

정부는 12조2000억원 가운데 상당액을 적자국채로 조달한다. 그만큼 올해 말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지난해 예산안에서 추산한 2.8%에서 3.2%로 올라갈 전망이다.

김익환/남정민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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