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를 대표하는 웹툰산업이 20주년을 맞이했다. 그동안 웹툰은 그림·텍스트를 넘어 드라마·영화·게임·광고의 핵심 지식재산권(IP)으로 부상했다. 특히 웹툰 원작 드라마의 경우 연일 전 세계 미디어시장을 휩쓸며 우리나라가 문화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도 웹툰을 한류의 바탕으로 지목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지원 정책을 마련하는 모습이다.
21일 넷플릭스에 따르면 오리지널 시리즈 ‘광장’이 최근 넷플릭스 글로벌 시리즈 비영어 부문 1위에 올랐다. 지난 6일 공개 이후 보름 만에 세운 기록이다. 한국뿐만 아니라 홍콩,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프랑스, 독일, 스위스를 포함한 총 75개 국가에서 10위권 안에 들었다. 이 가운데 9개 국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광장은 동명의 네이버 웹툰을 영상화한 작품이다. 서울을 양분한 조직 중 하나인 주운의 이인자 남기석(이준혁 분)이 라이벌 조직 봉산의 망나니 구준모(공명 분)와 불화를 겪는 과정에서 살해당하자 전설의 조직원이었던 형 남기준(소지섭 분)이 복수를 위해 돌아와 광장 결투로 두 조직을 초토화시키는 내용이다. 누아르 웹툰 중 최고로 꼽힌다.
지난 5월 열린 제61회 백상예술대상에서도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한 배우 주지훈과 김태리 모두 웹소설·웹툰이 원작인 드라마에 출연했다. 주지훈은 긴박한 응급의료현장을 그려낸 ‘중증외상센터’에서 주인공 외과의사 백강혁 역할을 맡았고, 김태리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 여성 국극단의 전성기를 담아낸 ‘정년이’에서 국극인 윤정년을 연기했다.
뿐만 아니라 ‘약한 영웅’, ‘스위트홈’, ‘미생’, ‘내 남편과 결혼해 줘’, ‘어쩌다 발견한 하루’, ‘지금 우리 학교는’, ‘경이로운 소문’, ‘무빙’, ‘악연’, ‘마스크걸’, ‘유미의 세포들’, ‘알고 있지만’, ‘더 에이트 쇼’, ‘나빌레라’, ‘치즈인더트랩’ 등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웹툰 기반 드라마들이 인기몰이를 한 바 있다.
웹툰은 몰입감 높은 스토리, 개성 넘치는 캐릭터, 독자들과의 상호작용성, 빠른 연재 주기 등 경쟁력을 내세워 IP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우리나라 만화·웹툰 산업 수출액이 2020년 6271만달러(약 857억8000만원)에서 2022년 1억714만달러(약 1465억5000만원)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정부부처와 유관기관도 콘텐츠의 성장과 수출을 촉진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27년까지 웹툰시장을 4조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는 지난해(2조1980억원)의 2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인공지능(AI) 기반 제작 지원 ▲추가경정예산 165억원 투입 ▲해외 진출 및 번역 지원 확대 ▲저작권 보호를 위한 법적 장치 마련 등이 추진될 전망이다.
실제로 문체부는 지난 18일 국정기획위원회에 향후 5년간 예산 51조원을 투입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업무계획을 보고했다. 서울시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도 웹툰·웹소설 작가를 대상으로 무료교육·해외연수 기회를 제공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컬처시장을 300조원 규모로 육성해 글로벌 5대 문화강국을 실현하겠다는 공약과 동일한 기조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세계적 수준의 웹툰 플랫폼을 욱성하고 산업 생태계를 강화할 방침”이라며 “(이를 위해) 문체부가 가용 가능한 모든 자원을 동원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