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축구’란 이런 것…K리그1 첫 승격인 안양이 버티는 힘

4 hours ago 2

구단 창단 후 처음 K리그1 진출, 12개 팀 중 현재 6위
김보경·이창용·이태희·김정현 등 베테랑의 힘 느껴져

승리 후 기뻐하는 안양 선수단(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승리 후 기뻐하는 안양 선수단(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프로축구 K리그1 FC안양이 1부리그에 연착륙 중이다.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승격한 ‘K리그1 새내기’지만 선수 구성 면에선 그 어느 팀 부럽지 않게 베테랑들이 많은 까닭이다.

안양은 29일 기준 K리그1에서 5승6패(승점 15)를 기록, 12개 팀 중 6위에 자리해 있다. 특출난 성적은 아니어도 1부리그가 초행길임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레이스다.

무엇보다 안양은 최근 연패가 없다. 개막전서 ‘대어’ 울산HD를 잡은 뒤 3연패에 빠져 1부리그의 높은 벽을 실감하는 듯했지만 이후 7경기에서는 ‘승-패-승-패-승-패-승’을 기록 중이다.

연승으로 치고 나가지는 못해도 1부리그에서 쓰린 패를 당하고도 연패 없이 다음 경기에선 곧바로 승리를 신고했다는 뜻이다.

FC안양 유병훈 감독과 이창용이 13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2.13 뉴스1

FC안양 유병훈 감독과 이창용이 13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2.13 뉴스1

비결은 창단 후 처음 1부를 경험하는 구단의 역사와 달리, 구성원 만큼은 경험 많은 선수들을 앞세워 중심을 잘 잡고 있은 데 있다.

수비진은 302경기 10골 36도움의 주현우(35), 275경기(11골 5도움) 이창용(35), 244경기(20골 8도움) 이태희(33)가 버티고 있다. 1·2부리그를 오가며 산전수전 다 겪은 수비수들이라 K리그1 주요 공격수들과의 ‘수 싸움’에서 뒤지지 않는다. 뒤가 무너지지 않으니 대량 실점도 없고 허무하게 대패하는 경기도 없다.

허리에는 186경기(14골 5도움)의 김정현(32)이 노련하게 공수 조율을 맡는다. ‘2선 듀오’ 북한 출신의 미드필더 리영직(34)은 지난해 K리그에 입성, 국내 무대 경험은 많지 않지만 J리그2·3에서 243경기(16골 6도움)를 뛰었다. 그 앞에는 201경기 31골 35도움의 ‘국가대표 출신’ 김보경(36)까지 있다.

요컨대 선수 구성이나 수준에서 만큼은 ‘승격 팀’ 그 이상의 노련함을 보유했다.

대구 원정에서 승리를 거둔 안양(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대구 원정에서 승리를 거둔 안양(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유병훈 감독은 개막 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우스개소리로 “한 대 맞더라도 쓰러지지는 않는 ‘좀비 축구를 하겠다”고 했는데, 실제로 이번 시즌 안양은 무너지지 않는 저력을 보이고 있다.

경험 있는 선수들이 많은 만큼, 유병훈 감독은 스리백과 포백을 혼용하며 운영의 묘까지 발휘하고 있다.

지난 시즌 K리그2 ’공격형 포백‘으로 화끈한 축구를 펼첬던 안양은 올해 체급이 더 큰 팀들과 만나는 K리그1에선 스리백을 준비했고, 경기 상황에 따라 스리백과 포백을 번갈아 활용하며 상대를 당황시키고 있다. K리그1이 처음이지만, 리그 적응과 상대 대응책 등의 운영은 K리그1 베테랑이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처음 승격하는 팀은 실력도 실력이지만 한 번 꺾였을 때 그 흐름을 바꾸지 못할 때가 많았다. 하지만 안양은 이제 한 번 패했을 때 그 흐름을 바꾸고 대처하는 방법까지 터득했다”고 주목했다.

유병훈 감독은 “이제는 K리그1 적응을 마쳤다. 승점 관리를 하는 방법을 알아가며 점점 자신감을 얻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더 잘 될 것”이라며 희망을 노래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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