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도 통일문무왕에게 제사 지냈다”...경주 월지 발견된 이 글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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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만들어진 백자에서 '용왕'이란 글자가 확인된 동궁과 월지는 신라 왕궁의 별궁 터로, 이전에도 '신심용왕'이라 적힌 토기가 출토되어 용왕 관련 제사와 연관됐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국립경주박물관은 이번 조사 및 연구를 통해 조선시대 자기 조각에서 묵서를 확인했으며, 이는 발굴 조사 이후 약 50년 만에 밝혀진 내용으로 월지가 용왕과 관련한 제사 공간이었음을 입증한다.

또한 통일신라시대 월지 주변 건물에서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금속 장식에서 '내간'이라는 글자가 확인되어 당시 왕실과 궁궐의 사무를 관장한 관원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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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왕(龍王) 묵서가 쓰인 백자.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용왕(龍王) 묵서가 쓰인 백자.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신라 왕궁의 별궁 터인 동궁과 월지에서 조선시대 16세기에 만든 것으로 보이는 백자에서 ‘용왕’(龍王)이라고 적힌 글자가 확인됐다. 학계에서는 과거 이곳에서 ‘신심용왕’(辛審龍王)이라 적힌 토기가 출토된 점 등을 근거로 월지에서 지낸 용왕 관련 제사와 연관돼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립경주박물관은 사적 ‘경주 동궁과 월지’ 출토품을 조사·연구하는 과정에서 조선시대 자기 조각 130여 점에서 다양한 종류의 묵서(墨書)를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는 발굴 조사 이후 약 50년 만에 새롭게 밝혀진 내용이다.

우리 최초의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역사서인 삼국사기에 따르면 ‘용왕전’(龍王典)이라는 기록이 있다. 월지에서 용왕 제사를 거행할 때 각종 의례를 관장하는 관부로 보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이현태 학예연구사는 “신라가 멸망한 뒤 월지 일대가 폐허처럼 변하면서 용왕 제사도 사라진 것으로 여겨왔는데, 적어도 16세기까지는 월지가 용왕과 관련한 제사 또는 의례 공간으로 활용됐다는 점이 분명해졌다”고 설명했다.

통일신라시대 월지 주변 건물에서 쓴 것으로 추정되는 조각에서도 글자가 확인됐다. 문의 모서리 부분을 마감한 띠쇠로 추정되는 금속 장식에는 ‘내간(內干)’이라고 글자가 두 번 새겨져 있는데, 서로 다른 방법으로 글자를 새긴 것으로 파악됐다. 내간은 통일신라시대에 왕실과 궁궐의 사무를 관장한 내성의 관원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박물관은 처마 서까래 또는 난간의 마구리 장식으로 추정되는 금동 판에 새겨진 글자를 새롭게 판독해 ‘의일사지(義壹舍知)’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지는 신라의 17관등 가운데 13관등으로, ‘의일’은 사람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연구사는 “기존 판독의 오류를 정정한 것”이라며 “만약 사람 이름으로 본다면 동궁과 월지의 창건이나 중수 시 공사에 직접 관여한 관리 인명이 확인된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발견된 글자들은 약 50년 만에 주목받는 것이라 의미가 크다. 경주 동궁과 월지는 과거 경주고도개발계획에 따라 연못을 준설하는 공사를 하던 중 발견돼 1975∼1976년 발굴 조사를 진행한 결과, 약 3만 점의 유물이 나왔다.

당시 유물을 촬영한 사진을 보면 토기 조각들은 분류가 되지 못한 채 한데 모여 있고 실측 불가 저부(底部·밑바닥이 되는 부분)에 여러 가지 명문이 쓰여 있다고 기록돼 있다. 이에 박물관은 지난해부터 월지 관련 유물을 재정리하고 조사하는 월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박물관은 ’용왕‘ 글자가 적힌 백자 조각을 비롯해 월지와 관련한 최근 조사 성과를 반영해 전시관을 새롭게 개편하고, 발굴 50주년이 되는 내년 중 공개할 예정이다. 월지는 신라 동궁 안에 있던 인공 연못으로, 오랜 기간 ‘안압지’로 불리기도 했다.

국가유산청 국가유산포털 등에 따르면 신라는 삼국을 통일한 후 문무왕 14년(674)에 큰 연못을 파고, 산을 만들어 화초를 심고 진귀한 새와 짐승을 길렀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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