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후 가장 뜨거운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바람의 손자’ 이정후, 열흘의 휴식은 그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이정후가 뜨겁다. 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와 홈경기에서 4안타 몰아치며 연속 안타 기록을 16경기로 늘렸다.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진행중인 연속 안타 기록중 가장 긴 기록이며 2020년 도노번 솔라노(17경기) 이후 샌프란시스코 타자로서 가장 긴 기록이다. 11경기에서 27개의 안타 기록하며 자이언츠 타자 중에는 1953년 위티 록맨 이후 11경기 기간 가장 많은 안타를 기록한 선수가 됐다.
이 16경기에서 타율 0.508(63타수 32안타), 2루타 4개 3루타와 홈런 각 한 개, 2볼넷 2삼진 기록했다. 볼넷이 2개에 불과했지만, 삼진도 적었다. 공격적이다.
9일 경기를 마친 뒤 만난 이정후는 “기록을 한 번 찾아봐야 할 거 같은데 3볼까지 가는 경우도 별로 없었던 거 같다”며 이에 관한 생각을 전했다. “한국에서도 볼넷을 많이 고르지는 않았는데 파울이 잘 안 나오는 스타일이다 보니 한 번 스윙을 내면 인플레이 타구가 돼서 아웃이 되든 안타가 되든 하는 거 같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투수들도 적극적으로 승부를 겨루고 있기에 공을 고를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카운트가 몰릴수록 더욱 어려워진다는 것을 작년에 많이 깨달았다”며 말을 이었다.
불리한 볼카운트를 최대한 지양하는 모습이지만, 그렇다고 피하지는 않고 있다. 이정후는 이번 시즌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타율 0.280 출루율 0.308 장타율 0.460으로 괜찮은 성적 보여주고 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2스트라이크가 됐을 때도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대단히 많은 노력을 했다. 프로 선수만 10년 차고, 수많은 상황을 경험한 결과같다”며 생각을 전했다.
연속 안타 기록을 세우고 있는 16경기 중간에는 잠시 이탈한 시기도 있었다. 등 부상으로 한 차례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다행히 열흘 만에 복귀했고, 복귀 후 11경기에서 타율 0.587(46타수 27안타) 2루타 4개 3루타 1개로 활약했다. 11경기 중 4경기에서 4안타 이상 기록했다.
그는 “아프기 전에 (타격감이) 조금 떨어져 있다는 것을 느꼈다. 열흘 동안 재정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크게 들었다. 작년에 폼이 떨어졌을 때 멘탈 관리를 잘하지 못한 것도 있었다”며 열흘간의 휴식이 미친 영향에 대해 말했다.
“조금 물러나니까 잘 보인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라며 말을 이은 그는 “휴식을 취하며 잠시 물러난 상태에서 그동안 보지 못했던 것들도 보고 그러니까 심리적으로 편안해졌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비시즌을 어떻게 준비했는지도 다시 한번 생각해 봤다”며 휴식 기간을 어떻게 활용했는지에 대해 말했다.
신형 피칭 머신인 트라젝트 아크(Trajekt Arc)를 활용한 훈련은 그중 하나였다. 이정후는 앞서 ‘디 애슬레틱’과 인터뷰에서 부상자 명단에 머무는 기간 이 기계를 활용해 공을 보는 훈련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열흘 동안 경기에 못 나가는 상태였다. 복귀할 때는 재활 경기도 하지 않을 예정이었다. 그런데 열흘이 짧은 시간은 아니지 않은가. ‘내가 바로 투수들의 공을 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러한 훈련을 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다행히 그가 부상자 명단에 머무는 기간 팀은 홈에 있었기에 ‘문명의 이기’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있었다. “그냥 시간이 날 때 마다 형(통역 한동희 씨)이 기계를 조정해줘서 이 투수 저 투수 번갈아 가면서 공을 봤다. 스윙을 못 하는 상태이니 그냥 보기만 했다”는 것이 이정후의 설명.
기술적인 조정보다는 멘탈 관리에 더 신경을 쓴 모습이다.
그는 이에 관한 질문에 “기술은 결국 멘탈”이라며 둘은 별개의 문제가 아님을 강조했다. “좋은 멘탈이 있어야 좋은 기술이 나온다. 멘탈이 무너지면 좋은 기술도 나오지 않는 법”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정후는 최근 활약을 통해 시즌 타율을 0.333까지 끌어올렸다. 오토 로페즈(마이애미, 0.336)에 이어 브랜든 마시(필라델피아)와 함께 리그 공동 2위까지 올라섰다. 그의 활약이 이어질수록 올스타, 트레이드 루머 등에 이름이 오르내리며 전국적인 관심을 받게될 것이다.
그는 이런 관심에 대해 “좋은 쪽으로 이름이 나오는 것이니 기분이 좋다”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여줬다. 트레이드 루머와 관련해서는 “비지니스적인 부분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다. 거부권이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신경 쓸 문제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지금은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정후는 “지금의 타격감을 유지해서 이것이 내 기본 애버리지가 될 수 있게 하겠다. KBO리그에서 신인 시절 감독님이 ‘3년은 잘해야 네 애버리지가 되고 그래야 아무리 못하는 시즌이 와도 결국은 그 애버리지로 끝난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그렇기에 메이저리그 삼 년 차인 지금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야구 인생이 달라질 거라 생각한다”며 이 모습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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