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근처 앉을 자리 있나요"…성수동 삼겹살집 예약 폭주

3 hours ago 1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작년 10월 30일 삼성역 인근 깐부치킨 매장에서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치킨 회동을 하고 있다. 뉴스1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작년 10월 30일 삼성역 인근 깐부치킨 매장에서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치킨 회동을 하고 있다. 뉴스1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4일 한국을 다시 찾는다. 지난해 10월 서울 삼성동 치킨집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깐부 회동’을 한 데 이어 이번엔 성수동 삼겹살집에서 국내 재계 총수들과 만날 것으로 알려지면서 외식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이번 회동 장소로 성수동 일대 삼겹살 음식점 3~4곳이 후보에 오른 것으로 전해지자 주변 고깃집에는 예약 문의가 몰리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젠슨 황이 오는 식당이 어디냐” “같은 시간대에 근처에서라도 먹고 싶다”며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음식점에 전화 예약을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어딘지 모르니 성수동 삼겹살집을 다 예약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농담 섞인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깐부 효과’ 재현되나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황 CEO는 대만 ‘GTC 타이베이 2026’ 일정을 마친 뒤 이날 저녁 한국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튿날인 5일부터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과 비공식 회동을 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외식업계가 주목하는 것은 ‘제2의 깐부 효과’다. 지난해 10월 황 CEO가 삼성동 깐부치킨에서 이 회장, 정 회장과 치맥 회동을 한 뒤 해당 매장은 물론 브랜드 전체가 예상치 못한 특수를 누렸다. 당시 세 사람이 앉은 자리와 주문한 메뉴가 SNS를 통해 빠르게 퍼지면서 매장을 찾는 고객이 몰렸다. 삼성역 인근 매장 매출은 평소보다 30~50%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고, 일부 직영점은 닭고기 물량 부족으로 영업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깐부치킨은 이후 황 CEO 일행이 먹은 메뉴를 묶어 ‘AI 깐부 세트’를 출시했다. 크리스피 순살치킨과 바삭한 식스팩, 스윗 순살치킨, 제주 위트 에일 생맥주 조합을 상품화한 것이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광고비를 들이지 않고도 전 세계 AI 반도체 업계의 상징적 인물과 연결되는 효과를 얻었다. 업계에서는 당시 깐부치킨이 얻은 광고 효과가 수백억원대에 달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번에는 치킨이 아니라 삼겹살이다. 성수동은 이미 젊은 소비자와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서울의 대표 상권으로 자리 잡았다. 여기에 황 CEO와 국내 재계 총수들의 회동 가능성까지 더해지면서 후보로 거론되는 식당들은 뜻하지 않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실제 회동 장소로 확정되지 않아도 이름이 한 번 거론되는 것만으로 주말 예약과 SNS 노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깐부치킨 사례를 본 외식업계 입장에서는 젠슨 황이 어디서 무엇을 먹는지가 하나의 마케팅 이벤트처럼 받아들여진다”고 말했다.

젠슨황 엔비디아 CEO./사진=한경DB

젠슨황 엔비디아 CEO./사진=한경DB

소맥 조합까지 관심

주류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겹살 회동이 성사되면 자연스럽게 소주와 맥주가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치맥 회동 당시에는 제주 위트 에일 생맥주가 함께 노출됐다. 이번에는 어떤 소주와 맥주가 선택될지에 따라 해당 브랜드가 예상치 못한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소주업계는 ‘젠슨 황 소맥’ 조합이 만들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삼겹살집에서 재계 총수들이 소맥으로 건배하는 장면이 포착되면 특정 브랜드가 국내외 언론과 SNS에 반복 노출될 수 있어서다. 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 오비맥주 등 주요 주류업체 입장에서는 직접적인 협찬이 아니더라도 브랜드가 테이블 위에 놓이는 것만으로 큰 화제가 될 수 있다.

이번 회동은 단순한 식사 자리를 넘어 국내 AI 산업 협력의 상징적 장면이 될 가능성이 크다. 엔비디아는 AI 반도체 시장의 핵심 기업이고, SK와 삼성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LG는 AI 데이터센터와 전장, 로봇 분야에서 협력 가능성이 거론되고 네이버는 초거대 AI와 클라우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역시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스마트팩토리 분야에서 엔비디아와 접점이 있다.

다만 대중의 관심은 회동 의제 못지않게 ‘어디서 무엇을 먹느냐’에 쏠려 있다. 황 CEO가 지난해 치킨집에서 소탈한 모습을 보이며 강한 대중적 인상을 남겼기 때문이다. 가죽 재킷을 입은 글로벌 AI 기업 CEO가 재계 총수들과 치킨과 맥주를 나눠 먹는 장면은 기술 협력 뉴스보다 빠르게 소비됐다. 이번 성수동 삼겹살 회동도 같은 방식으로 소비될 가능성이 크다.

외식업계에서는 젠슨 황의 한 끼가 브랜드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실제 회동 장소로 선택된 식당은 물론이고 주변 상권까지 단기 특수를 누릴 수 있다는 기대다. 성수동 일대 삼겹살집에 예약 문의가 이어지는 것도 이런 기대감과 맞물려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요즘 소비자는 유명인이 다녀간 장소를 단순히 구경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같은 메뉴를 주문하고 같은 자리에 앉아보려는 경험 소비를 한다”며 “젠슨 황 회동이 성수동 외식 상권 전체의 이슈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강윤지 기자 yuntory@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