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섭(29·제주 SK)의 얼굴엔 진한 아쉬움이 묻어 있었다. 제주가 11월 2일 광주 FC 원정에서 0-2로 패한 뒤였다.
“전역하고 처음 제주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섰다. 다른 건 생각하지 않았다. 팀이 너무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팀 승리를 위해 조금이나마 힘을 더하고 싶었다. 선수들과 발을 맞출 시간이 거의 없었지만, 경기력이 나쁘진 않았다. 그래서 더 아쉽다.”
광주 원정은 김승섭의 제주 복귀전이었다. 김승섭은 이동경, 이동준, 맹성웅, 김강산 등과 10월 28일 군 복무를 마치고 전역했다. 김승섭은 개인 일정을 소화한 뒤 30일 제주에 합류해 광주 원정에 동행했다.
김승섭은 올 시즌 김천상무 유니폼을 입고 K리그1 33경기에서 7골 3도움을 기록했다. 제주는 개인 능력으로 득점을 만들어낼 수 있는 김승섭의 합류에 큰 기대를 품었다.
김승섭은 제주 복귀전에서 전반 32분 만에 교체 투입됐다. 제주가 광주를 강하게 몰아붙이던 때였다. 김승섭은 의욕 넘치는 움직임을 보였다. 과감한 드리블에 이은 중거리 슈팅으로 광주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기도 했다.
하지만, 제주가 기다린 골은 나오지 않았다. 제주는 후반 33분(신창무)과 후반 추가 시간(프리드욘슨) 연달아 실점하면서 주저앉았다.
김승섭은 “어제(1일) 군 복무를 함께했던 김천 9기 동기들의 경기를 지켜봤다”며 “다들 훈련 시간이 매우 짧았던 까닭인지 김천에서 보인 경기력이 안 나오는 듯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유는 명확해 보였다. 다들 복귀한 팀에서 손발을 맞출 시간이 매우 적었다.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나는 틀을 깨고 싶었다. ‘난세의 영웅’이라고 하지 않나. 내가 골을 넣어서 팀을 승리로 이끌고 싶었다. 축구라는 게 참 어려운 것 같다. 여러모로 아쉽고 안타까운 하루”라고 했다.
제주는 강등 위기다.
제주는 올 시즌 K리그1 35경기에서 9승 8무 18패(승점 35점)를 기록하고 있다. K리그1 12개 구단 가운데 11위다. 이대로 시즌을 마치면, K리그2 2위 수원 삼성과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더 큰 문제가 있다.
제주의 다이렉트 강등 가능성이 사라지지 않았다. K리그1 최하위(12위) 대구 FC는 승점 29점을 기록 중이다.
제주, 대구 모두 올 시즌 K리그1 3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제주는 FC 안양(홈·8일), 대구(홈·23일), 울산 HD(원정·30일)를 차례로 상대한다. 강등을 피하려면, 경우의 수는 따질 필요 없다. 매 경기 마지막이란 각오로 다 이겨야 한다. 그래야 K리그1 잔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김승섭은 “3경기 남았다”며 “끝까지 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홈 2연전을 치른다. 일단 홈 2연전을 모두 잡겠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이기겠다. 최대한 승점을 쌓아서 반드시 K리그1에 잔류할 것”이라고 했다.
[광주=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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