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양극화에 美 쇠퇴 … 로마도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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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양극화에 美 쇠퇴 … 로마도 그랬다"

입력 : 2026.06.28 17:43

건국 250주년 미국의 미래 上
프랜시스 후쿠야마 스탠퍼드대 교수 인터뷰
슈퍼파워 이끈 민주주의 흔들
국가 목적의식 잃어버린 상태

사진설명

"미국은 독립선언 이후 민주적 제도와 법치주의를 통해 250년간 성장해왔지만, 최근 수십 년간 누적된 정치적 양극화로 내부에서부터 흔들리고 있습니다."

저서 '역사의 종말'으로 잘 알려진 세계적 석학 프랜시스 후쿠야마 스탠퍼드대 교수(사진)의 냉정한 진단이다. 다음달 4일은 올해 건국 250주년을 맞이한 미국의 독립기념일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외치며 두 번째 집권했지만 이를 바라보는 학계 시선은 싸늘하다. 지난 100년간 '슈퍼파워'로 자리매김한 미국의 지위를 흔드는 가장 큰 위협은 다른 국가가 아니라 미국 내부에 있다는 것이 석학들의 목소리다. 250년 전 독립선언 이후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으로 성장한 원동력은 민주주의 제도였지만, 정치적 양극화에 따른 불통과 분열이 미국의 쇠퇴를 촉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후쿠야마 교수는 이달 초 매일경제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미국 민주주의는 적어도 지난 20년 동안 계속 쇠퇴해왔다"며 "1990년대부터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국가가 점차 분열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로마, 아테네, 영국, 독일 등 역사 속 제국의 몰락 사례를 설명하면서 "실제로 모든 위협은 내부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계속 분열돼 국가적 목적 의식이 분명하지 않은 상태라면 쇠락을 목도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니엘 앨런 하버드대 교수도 미국의 가장 큰 위협이 내부에 있다는 점에 동의했다. 앨런 교수는 인터뷰에서 "우리의 가장 중대한 위협은 내부에 있다"며 "미국은 '자치' 문화를 부활시키고 이를 실현하는 데 필요한 제도를 복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미국의 정치적 평등은 망가졌다"며 "게리맨더링(선거구 재획정)과 정당 공천 시스템의 문제로 인해 미국인 6000만명이 연방 선거에서 의미 있는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민주주의 개조(Renovation)'가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앨런 교수는 "민주적 제도는 본질적으로 건축과 같다"며 "집을 지은 뒤 시간이 지나면 그 집을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개조를 위해) 미국 앞에는 50년의 여정이 놓여 있지만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최승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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