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성장펀드 투자 본격화에
시장 M&A도 '눈높이' 높아져
2021년 바이오 거품 재발우려
정책 자금인 국민성장펀드가 투자처 찾기에 나선 가운데 반도체 호황까지 맞물리며 인공지능(AI)·반도체 기업들 몸값이 빠르게 치솟고 있다. 대규모 정책 자금 공급 과정에서 시장에서 평가하는 기업가치 가늠자(레퍼런스)가 올라가면서 '몸값 인플레이션' 우려도 나온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중소·중견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 인수에 관심도가 높은 대형·중견 사모펀드(PE)들 위주로 투자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
최근 국민성장펀드 투자 대상으로 낙점된 기업들은 '조 단위' 가치가 기본이다. 국민성장펀드의 첫 직접 투자사로 낙점된 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은 지난 3월 프리IPO(상장 전 투자 유치)에서 기업가치 3조4000억원을 인정받았다. 또 다른 투자처로 주목받는 퓨리오사AI와 업스테이지는 3조원대, 딥엑스는 1조원대 기업가치를 바탕으로 자금 유치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의 경우 아직 실적은 미미한 상태다. 리벨리온과 업스테이지는 2024년 기준 매출이 각각 103억원과 139억원을 기록했다. 퓨리오사AI는 29억원, 딥엑스는 2억7800만원의 매출을 거뒀다.
이처럼 정책 펀드로 인해 기업가치가 올라가면서 시장에서 이뤄지는 인수·합병(M&A)도 영향을 받고 있다. AI·반도체 투자를 검토해 온 한 PE 관계자는 "매도 측 눈높이가 너무 올라가다 보니 딜 테이블에 앉기가 어렵다"며 "지금은 관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민성장펀드가 제시하는 밸류가 사실상 시장 가격 기준점이 돼버렸다"며 "민간 PE 입장에서는 그 기준을 따라가다가는 수익률을 맞추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탄'으로 무장한 PE 업계 역시 정책 펀드와 마찬가지로 반도체·AI 기업을 투자 대상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높아진 기업가치에 투자처를 찾기가 쉽지 않다. 헬리오스PE는 최근 4000억원 규모 10호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하면서 반도체·AI·2차전지·미래차 등 기술 기반 성장 투자 강화를 핵심 전략으로 내세웠다. 기술 기업 투자에 특화된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도 1조원 규모의 4호 블라인드 펀드 결성을 진행 중이며 반도체 소부장 분야 출자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AI나 반도체뿐만 아니라 실적이 다소 꺾인 다른 분야 기업들도 정책 자금 기대에 가격을 높여 부르는 상황"이라며 "펀드 소진이 급한 PE들로서는 난감해진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일각에서는 2021년 바이오 벤처 붐에 따른 '거품' 재연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나온다. 당시 정책 자금이 대거 풀리면서 바이오 기업들 몸값이 가파르게 치솟았지만, 1~2년 만에 섹터 자체가 부진하면서 상당수 업체가 헐값 매물로 전락했다. 코스닥 바이오 지수는 2021년 고점 대비 이듬해 절반 가까이 급락했고, 당시 고평가 논란 속에 투자를 집행했던 일부 PE와 벤처캐피털(VC)은 평가손실을 감수해야 했다.
한편 한국산업은행과 재정모펀드 위탁운용사는 다음주에 국민성장펀드의 자펀드 운용사(GP) 선정 공고를 낼 방침이다.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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