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대통령을 갱단 다루듯” 野 “칼 쓰라는 尹, 갱 두목”

12 hours ago 2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초읽기에 들어간 1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화기가 든 것으로 추정되는 배낭을 멘 대통령경호처 요원이 오가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초읽기에 들어간 1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화기가 든 것으로 추정되는 배낭을 멘 대통령경호처 요원이 오가고 있다. 뉴스1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과 관련해 14일 “직무는 중지됐다해도 여전히 국가원수이자 최고 헌법기관인 윤 대통령을 마치 남미의 마약 갱단 다루듯 몰아붙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민주당은 “마약 갱단 같은 행위를 하고 있는 건 오히려 윤석열”이라고 받아쳤다.

정 실장은 이날 새벽 언론에 배포한 2000여자 분량의 ‘대국민 호소문’에서 15일이 체포영장 집행 ‘디데이’라는 사실을 공개하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 국가수사본부가 공성전 채비를 끝냈다. 언제든 성벽을 허물고 한남동 관저에 고립돼 있는 윤 대통령에게 수갑을 채워 끌고 나가려고 한다”고 했다. 특히 정 실장은 윤 대통령의 처지를 외딴 섬에서 지는 해를 바라보는 쓸쓸한 심정을 뜻하는 고성낙일(孤城落日)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윤 대통령에게 특례를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며 “자유민주주의 공화국의 시민이라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자기 방어권을 보장해 달라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대통령이 자신의 방어권을 충분히 발휘하고, 자신의 입장을 설명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를 만나 업무조정 협의 후 청사를 나서고 있다. 뉴스1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를 만나 업무조정 협의 후 청사를 나서고 있다. 뉴스1
정 실장은 “형사소송법은 모든 피의자가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받는 것을 원칙으로 명시하고 있다”며 “왜 윤 대통령만 우리의 사법체계 밖으로 추방돼야 하느냐”고 했다. 이어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겨냥해 “야당의 유력 정치인은 이런 사법체계를 교묘히 이용해 재판을 한없이 지연시키고 있다”며 “이른바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에 연루된 민주당 국회의원들은 1년이 넘도록 소환에 불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경호처 간부와 오찬 자리에서 자신의 체포를 막기 위해 총이 안 되면 칼이라도 쓰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무슨 남미 마약 갱 두목이냐”라고 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도 “(윤 대통령은) 정당한 법 집행을 거부하며 수위 ‘석열산성’을 쌓고, 물리력을 동원해 농성하고 있다. 마치 마약갱단 같은 행위”라며 “공권력이 윤 대통령을 마약갱단처럼 다루는 게 아니라 스스로 마약갱단 같이 행동하고 있다”고 했다. 박지원 의원도 “윤석열이 제 발로 구치소로 걸어가는 모습을 보이도록 하는 것이 비서실장의 역할”이라고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들은 입장문을 내고 “정 비서실장의 입장문은 허황되고 얕은 궤변”이라고 지적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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