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석이 마침내 목표하던 대로 1인분을 해냈다.
27일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크리에이터 신원호 이우정 연출 이민수 극본 김송희, 약칭 ‘언슬전’) 6회에서는 오이영(고윤정 분), 표남경(신시아 분), 엄재일(강유석 분), 김사비(한예지 분)가 갈등 봉합부터 약점 극복까지 성공했다.
앞서 선배 레지던트 구도원(정준원 분)에게 따끔한 충고를 들은 엄재일은 스스로에 대한 확신을 갖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든 초음파 검사를 참관하며 지식을 쌓았다. 3일 내내 씻기는커녕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해 모두의 걱정을 샀지만 초음파실에서 걸려온 전화 한 통에 곧바로 달려가는 엄재일의 모습에서는 이제까지와는 다른 열의가 느껴졌다.
자발적 당직까지 불사하며 초음파 검사에 몰두하던 엄재일은 첫 임신이라 걱정이 많았던 산모에게서 쉽게 발견하기 힘든 응급 신호를 캐치해냈다. 자신의 진단을 믿을 수 없어 매번 선배들에게 확인을 요청했던 과거와 달리 자신 있게 서정민(이봉련 분) 교수를 호출하는 엄재일 변화가 시선을 끌었다.
이에 엄재일은 신생아실 앞을 떠나지 않으며 제 손으로 처음 탯줄을 잘라준 아기, 일명 ‘엄재일 베이비’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신생아실 안에 있는 아기 중 키도 제일 작고 몸무게도 제일 적게 나갔지만 아기를 보는 엄재일의 눈빛에는 애정이 가득했다. 특히 “지금 꼴찌인 게 뭐가 중요해. 나갈 때 1등으로 나가면 되지”라는 흉부외과 레지던트 장홍도(배현성 분)의 따뜻한 응원은 만년 꼴찌였던 엄재일의 과거를 떠올리게 했다.
엄재일이 목표하던 대로 1인분을 해내는 동안 극과 극의 성향을 가진 표남경과 김사비는 하나부터 열까지 투닥거리느라 바빴다. 표남경은 1분, 1초까지 세세하게 따지는 김사비가 답답했던 반면 김사비는 감정에 치우친 표남경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았던 것.
우연히 편의점 앞에서 마주친 두 사람은 그간 있었던 일들을 조목조목 짚어보며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했다. 솔직한 감정 표현으로 훈훈하게 대화를 마무리하려던 것도 잠시, “융통성이 없다”는 표남경의 말에 김사비의 표정이 급속도로 굳어버리면서 다시 한 번 티격태격하기 시작해 바람 잘 날 없는 동기들의 관계가 흐뭇함을 자아냈다.
그런 가운데 오이영은 직진 고백 이후 사돈이자 선배 레지던트 구도원과 사이가 서먹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구도원과 함께 논문을 진행하는 동안 일거리를 내내 떠맡기던 펠로우 명은원(김혜인 분)이 모든 공을 혼자만의 것으로 돌렸다. 구도원은 애써 쓴 논문을 뺏기고 말았다. 설상가상 명은원은 남의 노력을 가로채놓고도 실수라는 말로 대충 무마하려 해 분노를 유발했다.
두 사람의 대화를 옆에서 듣고 있던 오이영은 화가 났어도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는 구도원을 위해 직접 명은원과 부딪혀 사과를 받아냈다. 또 이제 막 출산 후 수술방을 나서는 아내에게 둘째 이야기를 꺼내는 남편에게 육두문자를 대신 전달하던 오이영은 다시 한 번 구도원 앞에서 육두문자 쏟아내 구도원을 웃게 했다. 자신을 위해 과감히 나서준 오이영을 바라보는 구도원 눈빛은 확연히 전과 달랐다. 사돈이고 후배라서 선을 긋던 모습은 사라졌다. 따라서 사돈 로맨스는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홍세영 동아닷컴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