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10일 정점식 의원을 새 원내대표로 선출하면서 여야가 포스트 지방선거 정국의 주도권을 놓고 본격적인 정면 승부에 들어갈 전망이다. 양당 원내대표 모두 강경파보다는 합리적 인사로 분류되지만, 당면 현안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가 곧바로 협치로 전환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가장 먼저 충돌할 지점은 22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이다. 민주당은 법제사법위원회는 물론 기획재정위, 정무위원장도 여당이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원내 제1당이 국회의장을, 제2당이 법사위원장을 맡는 관례를 지켜야 하고 경제·외교·안보 관련 위원장 등 최소 7개를 야당이 가져가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규명도 뇌관이다. 여야 모두 국정조사 시행에는 뜻을 모았지만, 조사 기간과 범위, 위원 배분 등 세부 사항에서는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수사를 위한 특검법안을 당론으로 발의한 데 대해 민주당은 특검 가능성은 열어두면서도 국정조사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또 조사 대상에 대통령과 청와대를 포함해야 한다는 국민의힘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정쟁이라고 일축했다.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한 후보자를 이재명 정부의 'AI 국가 전략'과 '디지털 경제 전환'을 이끌 적임자로 부각하는 반면, 국민의힘은 수십억원대 부동산 자산을 문제 삼으며 "국민 상식과 동떨어진 전형적인 내로남불이자 위선의 극치"라고 비판하고 있다.
원 구성과 청문회 협의가 마무리돼도 험로는 계속된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에 대해 사실상 공소 취소 권한을 특검에 부여하는 '조작 기소' 특검법 처리를 당내 의견 수렴을 거쳐 추진할 방침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도둑이 임명한 경찰이 도둑의 범죄를 없던 일로 만들고자 하는 것"이라며 '공소취소특검법저지특별위원회'를 꾸리고 총력 대응을 예고했다.
다만 협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이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12 대 4'로 압승하고도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자 민심이 여야 모두에 경고를 보냈다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어서다. 실제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방선거 직후 첫 정책조정회의에서 "민생을 위해서라면 야당과의 협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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