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를 1주일 앞두고 서울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하면서 서울시장 선거 운동이 일시 중단됐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26일 오후 예정된 유세 일정을 잠정 중단하고 나란히 사고 현장으로 향했다. 정 후보 우세로 출발한 선거가 오 후보의 추격 속에 초접전 흐름으로 바뀐 상황에서 돌발 사고까지 겹쳤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서울 미근동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에서 상판 일부가 무너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이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구조 작업에 나선 가운데 현직 서울시장인 오 후보는 사고 직후 현장을 찾아 “선거 운동을 즉각 중단하겠다”며 “신속한 구호 조치와 현장 안전 확보에 총력을 다해달라”고 했다. 정 후보도 “구조가 빨리 완료되고 부상자들이 쾌유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달려왔다”며 “유세 재개 시점은 피해 규모와 사고 수습 상황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여야 지도부도 유세 도중 남은 일정을 취소했다.
한 자릿수 격차까지 좁혀진 선거판에서 예상하지 못한 사고가 발생하자 양측은 숨을 죽이고 있다. 사고 대응이 막판 표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각 캠프는 노골적인 책임 공방을 자제하면서도 기존 지지층 결집과 부족한 표심 보완을 함께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MBC·코리아리서치 조사에서 두 후보 격차는 지난달 28~29일 16%포인트(정 후보 52%, 오 후보 36%)에서 지난 16~17일 8%포인트(정 후보 49%, 오 후보 41%)까지 좁혀졌다. 중앙일보·케이스탯리서치 조사에서 정 후보는 40대 58%, 50대 63%로 4050세대에서 크게 앞섰다. 반면 오 후보는 20대 전체에서 40%(정 후보 27%), 30대 전체에서 42%(정 후보 39%), 70세 이상에서 45%(정 후보 41%)로 우위를 보였다. 오 후보의 2030세대 우위는 특히 20대 남성에서 두드러졌다. 20대 남성에서는 오 후보 51%, 정 후보 16%였지만, 30대 남성에서는 오 후보 34%, 정 후보 33%로 접전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 정치평론가는 “정 후보는 4050세대 우세를 실제 투표로 연결하면서 2030세대 격차를 줄여야 하고, 오 후보는 70대 이상과 20대 남성 지지세를 바탕으로 30대와 무당층까지 넓혀야 한다”고 했다.
서울시가 추진해온 철거 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한 만큼 오 후보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직 시장 신분으로 선거를 치르는 상황에서 사고 수습과 재발 방지 대책을 제시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기 때문이다.
사고 수습 이후에는 노후 인프라 관리와 철거 현장 안전 대책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정 후보는 최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 삼성역 철근 누락 논란 등을 계기로 오 후보의 안전 관리 책임론을 제기했다. 서소문 고가차도는 1966년 준공된 노후 고가도로로,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아 철거 중인 곳이다. 한 선거 전문가는 ”노후 시설물 정비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한 만큼 공사 현장 안전 관리와 서울시의 관리 책임이 남은 선거전의 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은/이현일 기자 hazz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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