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를 사흘 앞둔 31일 서울시장 주자인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나란히 보수 성향이 강한 ‘강남권’ 공략에 나섰다. 정 후보는 오 후보를 향해 “무능하고 무책임한 안전불감증 시장을 바꿔 달라”고 비판했고, 오 후보는 “존재감 없는 허수아비 시장이 될 것”이라며 받아쳤다. 또 오 후보가 “당선되면 국무회의에서 재건축 정상화를 관철시키겠다”고 밝히자 정 후보는 “‘윤석열 폭정’에 아무 말도 못 했던 분”이라고 비판하는 등 설전이 이어졌다.
● 鄭-吳, 나란히 ‘강남권’ 보수 표심 공략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오른쪽)가 31일 서울 양천구 파리공원에서 도보 유세를 하며 시민과 악수를 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정 후보는 이날 강동구 길동복조리시장과 송파구 석촌호수, 서초구 잠수교 등을 연달아 찾았다. 정 후보는 강동 유세에서 연일 부동산 이슈와 정권심판론을 띄우는 오 후보를 겨냥해 “본인이 약속을 못 지켜서 주거난이 심각해지고 있는데 무능하고 무책임하다”며 “대통령과 싸워서 보수를 재건하겠다는 후보가 당선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을 강조하는 동시에 부동산 공급 부족의 원인을 오 후보 책임으로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오 후보도 강동구 암사역과 송파 잠실야구장, 서초 반포한강공원 등에서 정권심판론을 강조하며 보수 표 잡기에 나섰다. 오 후보는 암사역 유세에서 특검의 공소 취소 권한을 담은 조작기소 특검법을 두고 “선거에서 이기고 나면 대놓고 하겠다는 대통령의 폭주를 놔둘 수 있겠나”라며 “이제 선거가 끝나면 이런 대통령의 마음가짐을 겸손하게 만들 방법이 2년 뒤까진 없다. 대통령이 겸손할 수 있도록 회초리 몽둥이를 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서울이 지난달 29, 30일 사전투표에서 역대 최대 투표율인 23.84%를 기록한 것을 두고도 양측은 서로에게 유리한 결과라는 해석을 내놨다. 정원오 캠프 이해식 총괄선대본부장은 31일 기자간담회에서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 삼성역 철근 누락 사태, 서소문 고가 붕괴 참사 등으로 생명과 안전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것도 사전투표율 상승 요인”이라며 “2030 보수층에서 투표율이 더 떨어질 수 있어 55% 내외의 높지 않은 투표율에서 정 후보가 승리하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오 시장은 “얼마나 이 정부에 실망하고 고칠 게 많다고 생각하는지 수치로 여실히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 吳 “국무회의서 李에 재건축 관철” 발언 두고 설전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오른쪽)가 31일 서울 강동구 암사종합시장을 찾아 상인과 인사를 나누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오 후보가 당선되면 이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무회의에서 목소리를 내겠다고 주장한 것을 두고도 공방이 이어졌다. 오 후보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서울시장은 국무회의에 참석할 수 있다”며 “임기 시작 직후 열리는 국무회의에 참석해 서울시민 5대 명령을 대통령 앞에 설명하고 반드시 관철하겠다”고 밝혔다. 오 후보가 말한 ‘5대 명령’은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 정상화 △민간 임대주택 공급 활성화 △부동산 세금폭탄 예방 장치 마련 △수도권 규제 완화 △공소 취소 저지 등이다. 그는 “대통령에 의해 선택된 정 후보는 준임명직 허수아비 수준으로 처신할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이와 관련해 정 후보는 페이스북에 “윤석열 정부 국무회의에서는 침묵하더니 이재명 정부와는 사사건건 대립하겠다고 한다”며 “이제야 말문이 트인 게 아니라면 후안무치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허수아비가 될 것’이라는 오 후보의 비판에는 “스스로에 대한 반성 아닐까”라며 “저는 박원순 서울시장 시절 때도 쓴소리를 과감하게 한 경력이 있는데, 오 후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 때 폭정에도 아무 말 못 했던 분”이라고 맞받았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도 “오 후보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열린 국무회의 56회 중 54회 불참했다”며 “정부 초기인 2025년 6월 5일과 8월 18일 단 두 번만 참석해 아무 발언도 안 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오 후보는 “윤석열 정부 때 할 말 다 하고 시장했다”며 “그걸 꼭 국무회의에 들어가서 따지듯이 이야기해야 되냐”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