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라 '너의 유토피아' 세계 3대 SF문학상 후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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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로 쓴 작품으로는 처음
'필립 K. 딕상' 4월 수상작 발표

정보라 작가의 소설집 <너의 유토피아>가 세계 3대 과학소설(SF)상 가운데 하나인 필립 K. 딕상 후보에 올랐다. 한국 소설로는 최초다.

필립 K. 딕상 후보에 오른 정보라 작가의 소설 ‘너의 유토피아’ 영어 번역본.

필립 K. 딕상 후보에 오른 정보라 작가의 소설 ‘너의 유토피아’ 영어 번역본.

13일 출판사 인플루엔셜의 문학 브랜드 래빗홀에 따르면 <너의 유토피아> 영어 번역본이 지난 10일 발표된 필립 K. 딕상 후보 여섯 편 가운데 하나로 올랐다. 수상작은 4월 18일 발표된다. 이 상은 SF 작가 필립 K. 딕을 기려 제정됐다. 그의 사망 이듬해인 1983년부터 수여되고 있다. 윌리엄 깁슨의 <뉴로맨서>, 칼리 윌리스의 <데드 스페이스>, 앤 차녹의 <계산된 삶> 등이 이 상을 받았다. 휴고상, 네뷸러상과 더불어 세계 3대 SF 문학상으로 꼽힌다. 한국계 미국인 이윤하가 <나인폭스 갬빗>으로 휴고상과 네뷸러상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린 적이 있다. 한국인이 한국어로 쓴 작품이 3대 SF 문학상 후보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보라 '너의 유토피아' 세계 3대 SF문학상 후보 올랐다

<너의 유토피아>는 2021년 출간된 <그녀를 만나다>의 개정판이다. 8편의 단편소설을 담았다. 안톤 허의 번역으로 지난해 라는 제목으로 미국에 출간됐다. 안톤 허는 2022년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른 정 작가의 소설집 <저주토끼>를 번역하기도 했다.

수록작들은 암울한 미래를 배경으로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깊은 인류애를 그려낸다. 표제작 ‘너의 유토피아’는 전염병으로 인류가 떠난 황량한 행성에서 고장 난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를 태우고 배회하는 스마트 자동차의 이야기다. 인간을 꼭 닮은 의료용 휴머노이드 314는 이따금 “너의 유토피아는?”이라며 묻는다.

정 작가는 1998년 연세문화상에 단편 ‘머리’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국내에서 2017년 출간한 SF·호러 소설집 <저주토끼>로 2022년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2023년 미국도서상 번역문학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고 지난해 독일 라이프치히도서전상을 받았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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