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을 덮친 최악의 산불 사태 피해 복구를 위해 국민이 모은 성금이 1300억원을 넘어섰다.
1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재해구호협회 등을 통해 모인 성금 규모는 약 132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경북·강원 동해안 산불(약 830억원), 세월호 참사(1290억원) 때 성금 규모를 넘어선 액수다. 세월호 참사 성금의 경우, 사고 발생 2014년 4월 16일 이후부터 2018년 8월까지 약 4년간 모인 액수다.
고액 기부에는 기업과 유명 인사들이 대거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삼성그룹은 30억원을 쾌척했다. LG그룹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20억원을 기탁했다. SK그룹은 20억원 상당의 성금과 구호 물품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전했다.
현대차그룹도 성금 20억원을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전달했다. 한국전력은 산불 피해 지역 주민에게 총 76억원 규모의 전기 요금을 감면해 주기로 했다. 이준용 DL그룹 명예회장은 10억원을 기부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도 1억원을 기부하고 직접 경북 안동시를 찾아 이재민을 위한 무료 급식 봉사를 진행했다.
생활용품 유통 기업인 아성다이소는 10억원을 기부했다. 고려아연, 넥슨, SK디스커버리 산하 관계사 3곳은 각각 5억원씩 전달했다. SPC도 영남 지역에 3억원을 기부했다고 한다. 법무법인 대륙아주(대표변호사 이규철)는 국내 대형로펌 가운데 처음으로 1억원을 기부했다. 안동이 고향인 김진한 대륙아주 대표변호사의 뜻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졌다.
연예계에서도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 BTS 멤버 정국이 10억원, 뷔 2억원, 슈가 1억원을 쾌척했다. 임영웅은 자신의 팬클럽 '영웅시대' 이름으로 4억원을, 가수 영탁과 장민호, 태연, 슬기(레드벨벳), 이영지, 차은우 등은 각 1억원을 기부했다.
산불 사태 이후 이재민 등에 대한 심리상담도 이어져 1만1293건의 심리상담 및 심리적 응급처치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2199세대·3633명의 이재민이 임시 대피시설, 숙박시설, 친인척집에 머물러 있다. 시설 피해는 경북 8200곳 등 8457곳이다.
이번 산불사태로 인한 인명피해도 경상자가 1명 증가해 모두 83명으로 늘어났다. 이중 사망은 31명, 중상 9명, 경상 43명이다.
정부는 15일까지 중앙재난피해 합동조사를 벌인다. 조사 결과를 토대로 정확한 피해 규모를 산정해 복구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