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장 리베로 그러니까 수비 전문 선수인 노란(30)은 이 기록이 26.4%로 팀 평균보다 낮습니다.
프로 13년 차인 노란은 원래부터 리시브보다 디그(상대 스파이크를 막아내는 수비)에 강점이 있는 선수로 통하는 게 사실.
그래도 이전에는 리시브 효율이 이렇게까지 떨어진 적은 없었습니다.이 때문에 상대 팀에서 리베로인 노란에게 목적타 서브 전술을 구사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노란은 “진짜 많이 힘들었다. 솔직히 지금도 힘들긴 하다”면서 “(고희진) 감독님과 언니들이 많이 챙겨준 덕에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관장은 최근 네 경기 연속으로 승리를 기록하고 있지만 노란은 이 기간 리시브 효율이 23.1%로 오히려 더 떨어졌습니다.다만 ‘FBSO(First Ball Side Out) 비율’을 살펴보면 다른 결과가 나타납니다.FBSO는 문자 그대로 한 번에 사이드 아웃을 돌린 랠리를 뜻하는 표현입니다.
그러니까 상대 서브 → 리시브 → 세트(토스) → 공격 득점으로 끝났을 때가 FBSO입니다.
정관장이 연승 행진을 시작한 지난달 30일 이후 노란이 상대 서브를 받았을 때 정관장은 FBSO 비율 53.8%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기간 상대 서브를 20번 이상 받은 여자 선수 가운데 FBSO 비율이 가장 높은 선수가 노란입니다.
다만 노란에 이어 흥국생명 ‘두 연경’이 2, 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기 때문에 정관장도 서브 작전을 세심하게 구사할 필요가 있습니다.정관장은 서브 득점 1위(세트당 1.538점) 팀이지만 서브 효율 = 상대 팀 리시브 효율(27.7%) 자체가 높은 팀은 아닙니다.
서브 효율에서는 흥국생명(26.8%)이 1위고 정관장은 4위입니다.
정관장으로서는 서브도 서브지만 노란 그리고 표승주(32)가 흥국생명 ‘서브 폭탄’을 이겨내야 승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셈입니다.
표승주도 리시브 효율(26.7%)보다 FBSO에 강점이 있는 선수입니다.
연승 기간에도 표승주는 리시브 효율 22.0%를 기록하는 데 그치고 있습니다.
팀 리시브 효율이 떨어지는데도 FBSO 비율이 높다는 건 팀 세터 염혜선(33)이 연결고리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그리고 연승 기간 염혜선은 메가(25)와 공격 성공률 55.3%를 합작했습니다.
정관장은 1라운드 때는 염혜선, 2라운드 때는 메가가 없는 상태로 흥국생명과 대결해 두 번 모두 패했습니다.
17일 인천 방문 경기로 열리는 3라운드 맞대결 때는 ‘완전체’로 흥국생명을 상대할 수 있게 됐습니다.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기왕이면 팬들이 좋아할 만한 명승부를 펼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흥국생명이 이 경기에서 이기면 15연승으로 여자부 한 시즌 최다 연승 타이기록을 세웁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좋아요 0개
- 슬퍼요 0개
- 화나요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