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세 치트키' 꼬마빌딩, '애물단지' 전락한 이유 [김용우의 각개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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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생성형AI

한때 초등학생 장래희망이 ‘건물주’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꼬마빌딩 리모델링으로 수십억을 벌었다는 이야기가 쏟아졌고, 연예인들도 앞다퉈 강남 빌딩을 매수했습니다. 비주거용 부동산인 꼬마빌딩에는 자산가들을 더욱 끌어당기는 특별한 매력이 있었습니다. 바로 상속·증여 과정에서 ‘절세 치트키’로 활용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재산 가액은 원칙적으로 ‘시가’로 평가합니다(상증세법 제60조 제1항). 하지만 아파트나 오피스텔처럼 거래가 빈번한 부동산과 달리, 꼬마빌딩과 같은 비주거용 부동산은 개별성이 강하고 거래 사례도 많지 않아 시가를 확인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과세관청은 꼬마빌딩과 같은 비주거용 부동산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예외적으로 ‘보충적 평가방법’을 허용해 왔습니다. 시가 산정이 어려운 경우 공시가격(기준시가)을 시가로 인정해 준 것입니다(상증세법 제60조 제3항, 제61조 제1항). 공시가격이 현실화됐다고 하더라도 실제 시가의 60~70%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이는 공식적인 합법적인 절세플랜으로 널리 활용됐습니다.

자산가들은 이를 적극 활용했습니다. 시가가 100억원인 빌딩을 기준시가 60억원 수준으로 신고해 증여하거나 상속하는 방식이 오랫동안 사실상 합법적인 절세 수단처럼 활용됐습니다. 심지어 미성년자에게 꼬마빌딩을 증여해 어린 나이에 ‘건물주’를 만드는 사례까지 등장하면서 사회적 논란도 이어졌습니다.

국세청의 칼끝이 향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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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계속된 지적 속에 과세관청의 기조는 바뀌었습니다. 정부는 먼저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을 개정했습니다. 종전에는 상속·증여 전후 일정 기간 내의 매매사례가액, 감정가액, 수용가액 등만 시가로 인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개정 이후엔 상속세·증여세 신고 이후라도 법정결정기한 내에 이뤄진 감정가액 등을 시가로 반영할 수 있도록 길을 열었습니다. 즉, 사후 감정평가의 법적 기반이 마련된 것입니다.

그리고 국세청은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비주거용 부동산에 대해 두 곳 이상의 감정평가법인에 감정을 의뢰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그 평균 감정가액을 기준으로 재산 가액을 다시 평가해 수십억원의 세금을 추징하기 시작했습니다. 절세 목적으로 꼬마빌딩을 보유한 자산가들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특정한 고가 비주거용 부동산만 선별적으로 감정평가하는 것은 조세형평성에 반하고 과세권 남용이라는 주장이었습니다.

38억원의 세금 고지서, 그리고 이어진 소송

실제로 강남의 한 자산가가 2019년 사망하자, 상속인들은 자산가가 보유한 꼬마빌딩을 관행대로 기준시가를 활용한 보충적 평가방법에 따라 약 108억원으로 상속재산을 신고했습니다. 그러나 서울지방국세청은 2020년 두 곳의 감정평가법인에 소급 감정을 의뢰했고, 평균 감정가액인 약 182억원을 시가로 보아 상속세를 다시 산정했습니다.

그 결과 상속인들에게 약 38억원의 세금이 추가로 부과됐습니다. 40억원의 세금고지서를 받아 본 상속인들은 곧바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들은 “신고기한 이후 마음대로 소급 감정을 하는 것은 조세법률주의 위반이고, 기존 과세관행을 뒤집는 것으로 신뢰보호원칙에도 반한다”며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대법원은 사후 감정평가를 최종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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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1심과 2심, 대법원 모두 국세청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그리고 최근 대법원은 국세청의 사후 감정평가 방식이 적법하다고 최종 판단해 논란의 종지부를 찍었습니다(대법원 2026. 5. 8. 선고 2024두54348 판결).

대법원은 상속세와 증여세가 ‘정부부과과세’ 방식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과세관청이 최종적으로 세액을 결정함으로써 조세채무가 확정되는 구조인 만큼, 적정한 과세표준 산정을 위해 감정평가를 실시하는 것은 허용된다는 취지입니다.

또한 고가 비주거용 부동산을 선별적으로 감정하는 것 역시 한정된 행정력 아래에서 조세행정의 효율성을 고려한 합리적 조치라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자산가 입장에서는 다소 억울할 수 있더라도, 세무행정의 효율성과 공평과세라는 공익이 우선된다는 판단이었던 것입니다.

사후 감정평가 시대, 자산가들의 대응 전략은?

이처럼 대법원이 그 적법성을 최종 확인한 이상, 앞으로 국세청의 사후 감정평가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제는 종전처럼 만연히 기준시가만을 기준으로 신고했다가는 예측하지 못한 큰 불이익을 받기 십상입니다. 국세청의 사후 감정으로 평가액(시가)이 크게 상향되면, 막대한 본세 추징은 물론 과소신고가산세(10~40%)와 납부지연가산세까지 부과돼 심각한 세무적·재산상 타격을 입게 될 수 있습니다.

이제 바뀐 패러다임을 인정하고 기존의 틀 안에서 새로운 전략을 고민해야 합니다. 핵심은 ‘선제적 감정평가’입니다. 즉, 국세청이 사후 감정에 나서기 전에 납세자가 먼저 감정평가법인에 의뢰해 객관적인 시가를 기준으로 신고하는 방식입니다.

실무적으로는 감정평가기관 두 곳(기준시가 10억원 이하인 경우 1곳)의 감정평가를 받아 신고하는 게 가장 안전한 대응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감정평가를 하면 기준시가 방식보다 재산 가액이 높아질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국세청의 사후 감정보다는 안정적입니다. 특히 부동산 상승기엔 시간이 지난 뒤 감정가액이 더 높게 산정될 위험도 있으므로, 선제적 감정으로 리스크를 미리 차단하는 전략이 중요합니다.

물론 지방의 소규모 비주거용 부동산은 여전히 기준시가 방식이 일부 허용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름값 좀 하는 입지의 상권의 꼬마빌딩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남들도 다 공시가격으로 신고한다”는 과거의 조언은 이제 더 이상 안전하지 않습니다. 국세청은 이미 사후 소급 감정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확보했고, 대법원도 그 적법성을 인정했습니다. 결국 꼬마빌딩의 ‘절세 치트키’ 시대는 사실상 막을 내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꼬마빌딩은 이제 애물단지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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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꼬마빌딩을 통한 절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진 이상, 자산으로서의 매력 역시 과거와 같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고금리 기조와 경기 침체로 상업용 부동산 시장 자체가 장기간 침체를 겪고 있습니다. 공실 증가와 임대수익률 하락, 금리 부담까지 겹치면서 꼬마빌딩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자녀 증여를 염두에 두고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꼬마빌딩을 매수하는 방식은 상당한 위험을 내포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이제 꼬마빌딩은 단순한 절세 목적이 아니라 실제 임대수익, 공실 위험, 입지 경쟁력, 장기적인 자산가치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접근해야 하는 자산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절세가 되니까 일단 사두자”는 접근은 신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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