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국가가 아니라 포위된 상태”
트럼프 군사개입 시사에 강경 방침
美의 석유 차단으로 극심한 경제난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이 쿠바는 실패한 국가가 아니라 미국의 압박에 ‘포위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군사적 침략이 있을 경우에는 강력히 대응할 방침이라고 강경한 태도를 드러냈다.
16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이날 쿠바 아바나에서 열린 쿠바혁명 사회주의 선포 65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미국의 군사적 침략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지금은 매우 어려운 시기로 1961년 4월 16일처럼 군사적 침략을 포함한 심각한 위협에 맞설 준비를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디아스카넬이 언급한 시기는 미국이 당시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한 ‘피그스만 침공’을 일컫는다. 이 작전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오히려 카스트로 정권의 정통성을 견고히 하는 역효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우리는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그것을 피하기 위해 준비하는 건 우리의 의무”라며 “만약 피할 수 없다면, 이를 격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이란과의 전쟁이 끝나면 쿠바에 잠시 들를 수도 있다”며 군사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나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쿠바를 ‘실패한 국가’라고 묘사하며 ‘오랫동안 엉망으로 운영된 나라’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한 지난 1월부터 쿠바에 대한 봉쇄 수위를 급격히 올렸다. 해상을 통제해 석유가 수입될 수 없도록 차단했고, 행정명령을 통해 쿠바에 석유를 수출하는 국가에는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전했다. 이런 조치로 유류 수입이 대부분 차단되면서 쿠바 전역은 극심한 전력난과 경제난, 의료난 등 곤경에 빠져 있다.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이런 미국의 공세를 아무런 근거도 없는 이야기라고 반박하며 ‘다차원적 침략’으로 규정했다.
그는 “쿠바는 실패한 국가가 아니라 미국의 경제 전쟁과 에너지 봉쇄로 포위된 상태일 뿐”이라며 “위협받는 국가이지만, 굴복하지 않을 것이고, 사회주의 덕분에 쿠바는 저항하고, 창조하며, 틀림없이 승리할 국가”라고 주장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한 석유 봉쇄 조치는 5년간 지속된 경제 위기로 이미 어려워진 쿠바 상황을 더 힘들게 만들었다”며 “(쿠바 내) 장기간의 정전과 연료 부족 등 이미 열악한 주민들의 생활 여건을 더 악화시키는 인도주의적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