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라데시마!’, K리그 최초 10번째 ★…4년 만에 왕좌 탈환 [MK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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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데시마’.

전북이 그토록 바라던 10번째 별을 달았다. 이어진 부진을 깨고 4년 만에 K리그1 왕좌를 되찾았다.

전북은 18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FC와 하나은행 K리그1 2025 정규리그 최종전(33라운드)에서 콤파뇨의 선제골과 티아고의 페널티킥 추가골로 2-0 승리를 거뒀다. 같은 시간 김천상무가 FC안양에 1-4로 패하며 전북은 파이널 라운드 직전 조기 우승을 확정했다.

사진=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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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점 3을 추가한 전북은 71점이 됐다. 2위 김천(승점 55)과 16점 차. 시즌 종료까지 5경기를 남겨두고 전북은 K리그1 최정상에 올랐다. 파이널 라운드 전 우승을 확정한 경우는 스플릿 시스템 도입 후 K리그1 역대 두 번뿐이다. 두 번 모두 전북이 주인공이다. 2018시즌 최강희 감독 시절(32라운드 우승 확정) 이후 7년 만에 거스 포옛 감독 체제에서 전북이 자신들의 기록을 다시 써냈다.

아울러 전북은 K리그1 최다 우승(종전 9회) 기록을 10회로 늘리며 리그 역대 최초 두 자릿수 우승의 주인공이 됐다.

그동안 자존심을 구겼던 전북. 2017~2021년까지 5연패를 달성하며 ‘전북 왕조’를 구축했다. 전북은 항상 우승 후보였고, 우승의 주인공이었다. 하지만 2021시즌 이후 단 페트레스쿠, 김두현 감독 체제를 거치며 긴 부진의 시간을 보냈다. 계속되는 추락 속 지난 시즌에는 구단 역사상 최초로 승강 플레이오프에 향하며 굴욕을 맛봤다.

사진=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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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스로 잔류에 성공한 전북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구단의 철학과 방향성을 재정립하고자 나섰고, 포옛 감독과 손을 잡았다. 포옛 감독은 홍명보 감독과 함께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차기 감독 후보로도 거론되며 선임 당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과거 프리미어리그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 선덜랜드, 스페인 라리가 레알 베티스, 그리스 축구국가대표팀 등을 이끈 포옛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지만, 전북은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우승 후보로 거론되지 않았다.

하지만 동계 전지훈련부터 강도 높은 식단과 체력 훈련으로 기본부터 갈고닦았고, 시즌 초반 과도기를 거치며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포옛 감독은 빠르게 선수단 최적의 조합을 찾아내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무려 22경기 무패. 초반 위기를 기회로 삼아 거침없이 행진했다. 3월 16일 포항스틸러스전 2-2 무승부를 시작으로, 3월 30일 FC안양전 1-0 승, 4월 5일 대전하나시티즌전 2-0 승리로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8월 16일 대구FC(3-0 승)전까지 5달 동안 패배를 잊고 내달렸다.

사진=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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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을 대표했던 ‘닥공(닥치고 공격)’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눈부신 성장을 이루며 태극마크까지 달았던 전진우, 이탈리아 특급 장신 공격수 콤파뇨의 득점력이 불타올랐다. 정규리그가 종료된 현재 전진우는 14골 2도움(득점 3위), 콤파뇨는 13골(득점 4위)을 기록 중이다. 여기에 콤파뇨가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는 잠잠했던 티아고(9골 4도움)가 빛나기 시작했다.

중원에는 강상윤, 박진섭, 김진규가 탄탄함을 이뤘다. 세 선수는 왕성한 활동량으로 전북의 신형 엔진으로 자리매김했다. 후방에는 최철순, 홍정호 등 베테랑들이 헌신적인 역할을 맡았다.

파이널 라운드가 다가오면서 전북의 우승에 대한 관심이 쏠렸고, 수원FC전에서 그토록 바라던 ‘왕좌 복귀’를 신고했다. 이날 경기 또한 완벽했다. 이른 시간 콤파뇨의 선제골 후 후반전에는 콤파뇨의 부상으로 교체 투입한 티아고의 페널티킥 추가골로 상대를 제압했다. 여기에 다른 경기 결과까지 따라오며 홈 팬들 앞에서 조기 우승을 자축할 수 있었다.

전주월드컵경기장에는 경기가 끝난 뒤 ‘싸이-챔피언’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슈퍼스타 이승우는 노래에 맞춰 춤을 췄고, 포옛 감독과 선수들은 서로를 얼싸안고 우승의 순간을 만끽했다.

사진=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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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과 함께 의미 있는 기록까지 더해졌다. 이번 경기 전북의 우승 확정을 바라보기 위해 2만 1,899명의 팬이 운집했다. 이로써 누적 관중 31만 5,105명으로 구단 역대 최단 경기 30만 명 관중을 돌파하며 팬심까지 되찾았다.

경기 후 포옛 감독은 모기업 현대자동차, 자신을 설득해 선임했던 이도현 단장과 마이클 킴 디렉터를 비롯해 코칭스태프, 선수단, 클럽하우스 직원, 식당 직원, 통역사 등 한 명 한 명을 거론하며 감사함을 전했다. 그는 전북이 우승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구단 구성원 모두의 끈끈한 유대감이 있었다. 전북이라는 이름으로 모두가 하나로 뭉쳐 (우승을) 이뤄냈다. 정신적인 강한 유대감이 우리를 우승으로 이끌었다”라고 설명했다.

전북의 도전은 아직 끝이 아니다. 이제 코리아컵 우승과 함께 시즌 더블(2관왕)에 도전한다. 코리아컵 결승은 12월 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포옛 감독은 “최고의 몸 상태를 유지하고자 한다.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는 선수들을 결승전에 내세울 예정이다. 우리의 리듬을 빠르게 되찾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파이널 라운드에서는 기존에 기용하지 않았던 선수들을 실험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전주=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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