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형 뉴스마트병원’ 건립 탄력
22만여㎡, 1070 병상 규모로 신축
ICT 기반 신속 진료시스템 구축
총사업비 25% 국비로 지원받지만… 7000억 넘는 자부담비 조달 관건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30일 2025년 제4차 재정사업평가위원회를 열어 ‘전남대병원 미래형 뉴스마트병원’ 신축 사업의 예타 통과를 의결했다. 전남대병원이 새 병원 건립을 공식 선언한 2021년 이후 4년 만이며 2022년 1차 예타 대상 사업에서 제외된 지 2년 4개월 만에 일궈낸 성과다.
현재 전남대병원 본원 건물은 지어진 지 40년 이상 지난 노후 건축물로 신축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해마다 시설을 수리하고 리모델링하는 데 300억 원 넘게 들어 병원 재정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외래와 검사실, 병동과 수술실 등 의료 기능이 건물별로 분산돼 동선이 비효율적이고 환자 불편도 크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번 예타 통과로 전남대병원은 새 병원 건립 총사업비 9629억 원 중 25%인 2407억 원을 국비로 확보하게 됐다. 새 병원은 부지 22만여 ㎡(약 6만7400평)에 1070병상 규모로 건립된다. 2034년까지 현재 동구 학동 전남대병원 부지와 의대 학동캠퍼스·간호대학 부지에 1·2단계로 나눠 지어진다.새 병원은 1단계 사업(동관)으로 2030년까지 900병상 규모 신축 건물을 짓는다. 주요 진료 기능과 수술실, 권역응급센터 등 병원 대부분 시설이 들어선다. 서관을 짓는 2단계 사업은 2034년까지 현존 건물 1·2·3·5동과 제1주차장을 철거한 부지에 추진된다. 신축 건물에는 170병상과 교육·연구 시설 등이 들어선다.
새 병원은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스마트병원으로 건립된다. 질환별 특성화센터 중심 진료 체계를 갖추고 ‘패스트 트랙(신속) 진료 시스템’을 구축한다. 조기 재활 체계를 통해 환자 치료 기간도 단축한다. 중환자실 통합상황실을 구축해 협진 의료기관과 중환자 생체 징후, 응급상황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직원과 환자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는 실시간 위치정보 시스템을 도입한다. 부족한 필수 의료를 확충하기 위해 응급실 및 중환자실을 대폭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권역 감염병 전문병원과 연계한 감염병 즉각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조기암 진료센터를 신설한다. 심혈관·뇌졸중·호흡기·응급외상·장기이식 등 5대 분야도 집중적으로 육성하기로 했다.전남대병원은 예타 통과로 총사업비의 25%를 국비로 지원받지만 나머지 사업비 7221억 원은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 7000억 원이 넘는 자부담은 결국 지역의료 접근성 저하와 공공의료의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정 갈등’ 사태로 1년 적자가 1000억 원을 넘긴 상황에서 병원 경영 안정성이 저해될 경우 신축 사업이 차질을 빚어 의료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지역사회에서는 국립대학병원은 교육·연구 기능을 포함해 지역 필수의료와 공공의료 최후의 보루 역할을 수행하는 만큼 사업비 지원 비율을 기존 25%에서 50% 수준까지 상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정신 전남대병원장은 “정부에서도 지역의료, 필수의료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만큼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지역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새 병원 건립은 최대한 일정을 앞당겨 조기 완공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 좋아요 0개
- 슬퍼요 0개
- 화나요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