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물류센터 6000개… ‘빠른 배송’ 경쟁에 과밀-대형화

22 hours ago 4

[쿠팡 인천 물류센터 화재]
1만㎡ 이상 ‘초대형’ 센터 745곳
전기설비 늘려도 소방시설 그대로
포장종이-비닐 등 많아 화재 취약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32물류센터 진화 작업이 이틀째 이어지면서 화재에 취약한 물류센터의 문제점이 다시 부각됐다. 물류센터는 빠른 배송 경쟁으로 인해 늘 과밀하게 운영 중이고, 종이박스와 비닐 등 가연성 제품도 많다. 여기에 로봇 설비까지 늘어가는 등 물류센터가 자동화되면서 화재 관리의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국토교통부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에 등록된 전국 물류창고는 이날 기준 5949개다. 지난해 659개가 신규 등록됐고, 올해에도 381개가 늘었다. 이번에 사고가 난 쿠팡32물류센터나 2021년 6월 화재가 난 경기 이천시 쿠팡 덕평물류센터와 같은 면적 1만 ㎡ 이상 초대형 물류센터는 745곳에 이른다.

쿠팡 등이 운영하는 물류센터가 늘어나는 건 전자상거래가 그만큼 활성화되고 있어서다. 쿠팡만 해도 국내 30개 이상 풀필먼트(물류총괄대행)센터와 배송캠프 등 100곳 이상을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불이 난 쿠팡32물류센터는 2024년 이지스자산운용이 해외 사모펀드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로부터 5000억 원대 중후반 가격에 매입해 보유 중이다. 쿠팡은 화재 이후 인천 센터 운영을 중단하고 이곳에서 처리할 예정이던 주문 물량을 수도권 인근 센터로 옮겨 처리하고 있다.

물류센터의 특성상 생활용품과 의류, 식품 등 상품과 이를 포장한 종이상자와 비닐, 플라스틱 완충재 등이 대량으로 저장돼 있다. 여기에 공간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상품을 천장 가까이 적재하는 게 일반적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물류센터는 수용 물품이 대량으로 집중돼 일반 건물보다 불길이 빠르고 크게 번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물류센터가 고도화되면서 전기로 인한 화재 우려도 커졌다. 컨베이어벨트와 상품 분류기, 운반로봇, 충전시설 등 많은 전기설비가 하루 종일 작동한다. 운영 과정에서 설비와 전선, 선반 배치가 바뀌지만 소방 시설은 건물을 처음 지을 당시 구조를 기준으로 설치돼 달라진 내부 환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 때문에 물류센터에서 화재가 한 번 발생하면 큰 피해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연면적 약 19만 ㎡ 규모 충남 천안시 이랜드패션 물류센터 화재도 완전 진화까지 약 60시간이 걸렸다. 해외에서도 지난달 미국 로스앤젤레스 보일하이츠의 약 4만5600㎡ 규모 냉동창고에서 불이 나 진화에 8일이 걸리기도 했다.

이경일 경일대 소방방재학부 교수는 “물류센터 인허가 당시와 달라진 여건을 반영해 소방시설이나 배터리 충전 공간 등의 관리 기준을 수시로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
김다연 기자 dam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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