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공의 대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대전협 내부 공지에서 10일 이 부총리·복지부 장관·의협 회장과의 3자 회동을 언급하며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의협은 정부, 국회와 만남을 가졌다. 최근 만남 과정에서 대전협, 의대협과 충분히 협의하지 않았다는 점은 약간의 불안 요소“라며 “의협 대변인의 경우 대외 메세지 전달 과정에서 내부 조율과 의견 수렴이 충분하지 못한 경우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의협 상임이사회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향후 대응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않았다”며 “전공의·의대생 임원을 제외하면 현 사태에 조심스럽거나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임원이 대다수”라고 강조했다.
의료계 강경파로 분류되는 박 위원장은 지난해 정부와 의료계 대화 창구가 마련됐을 때 ‘2025학년도 의대 모집을 정지해야 한다’고 요구하며 불참한 바 있다. 최근 의대생 복귀 기류를 두고도 “팔 한쪽 내놓을 각오 없이 뭘 하겠느냐”며 의대생 투쟁을 종용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번 3자 회동 과정에서도 박 위원장은 전공의들과 사전에 충분한 상의가 없었다는 점을 들어 불만을 표출한 것이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박 위원장의 강경한 태도로 인해 박 위원장을 대화 파트너로 삼기 부담스러운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의료계 내부에서도 사태 해결을 위한 대안을 제시하지 않는 박 위원장 투쟁 방식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의협 관계자는 “자신이 책임질 것도 아니면서 의대생 투쟁을 종용하는 행위는 분명 잘못됐다”며 “사태 해결보단 본인이 내부 주도권을 가져가고 싶은 상황”이라고 말했다.의협은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교수, 개원의, 전공의 등이 모인 전국의사대표자회의를 개최해 의정갈등 상황을 공유하고 향후 대응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전국의사대표자회의는 의협 내 조직 대표자가 모여 공식 입장 및 향후 대응방안을 결정하는 행사다. 의협은 20일 의료 정상화를 요구하는 전국 의사 궐기대회를 연다.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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