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가구별 소득격차 4년 만에 최대
하위 20%, 소득 정체인데 필수 지출 늘어
상위 20% 흑자, 2022년 이후 최대
올해 1분기(1~3월) 저소득 가구와 고소득 가구의 살림살이 격차가 4년 만에 최대로 벌어졌다. 소득 하위 20% 가구의 적자 규모가 43만8174원으로 역대 가장 커졌기 때문이다. 경기 회복세의 온기가 반도체 등 특정 분야에만 쏠리면서 저소득층과 고소득층 간 격차가 갈수록 커지는 ‘K자형 양극화’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31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 1분기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의 살림살이를 보여주는 실질 흑자액은 ―43만8174원이었다. 이들 가구의 실질 처분가능소득에서 실질 소비지출을 뺀 금액이 그만큼 적자였다는 의미다. 실질 소득과 지출은 명목 소득과 지출에서 물가 상승의 영향을 제외한 수치다. 하위 20% 가구의 적자 규모는 2019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가장 컸다. 반면 소득 상위 20%(5분위)의 올 1분기 살림살이는 344만5447원 흑자였다. 2022년 1분기 390만2877원 이후 가장 큰 금액이다.
상위 20%와 하위 20% 가구의 실질 흑자액 차이는 388만3621원으로 4년 전인 2022년(419만9699원) 이후 가장 컸다. 2022년 1분기에는 하위 20% 가구의 적자가 29만6822원으로 올해보다 적었지만 상위 20%의 흑자가 390만2877원으로 더 컸기 때문에 격차가 벌어졌다. 하지만 올해 1분기에는 하위 20% 가구의 적자가 크게 늘어난 것이 주요인이었다. 그만큼 저소득층의 살림살이가 팍팍해졌다는 뜻이다.

올해는 반도체 초호황에 힘입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수억 원의 성과급 지급이 예고돼 계층 간 소득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올 하반기(7~12월) 중동 전쟁에 따른 고유가 충격이 소비자물가를 자극하면 저소득 가구의 살림살이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확산하고 있는 성과급은 특정 분야, 대기업 중심이기 때문에 다른 업종이나 중소기업 종사자와의 소득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라며 “여기에 증시 활황에 따른 자산 격차까지 반영하면 저소득층의 상대적 박탈감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이달 말 발표할 하반기(7~12월) 경제성장전략에 K자형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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